지난 2005년 진주에서 열린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때 예산집행 과정에서 사기와 사문서 변조·변조 사문서 행사가 이뤄졌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예산편성의 졸속과 집행과정에서 횡령 의혹 등을 제기했던 민주노동당 진주시위원회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페스티벌 대행사였던 N사 대표가 법원으로부터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과 강민아 진주시의원은 지난 해 10월부터 이같은 의혹을 제기해 왔다. 민주노동당은 최근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 행정정보공개청구를 통해 N사 대표가 약식명령을 받은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그동안 경찰서와 검찰청, 법원 등은 내사중이라고만 밝히며 적극적 수사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어느새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그머니 법원으로 넘어가 2007년 8월 6일 판결까지 나 있었다"고 밝혔다.
N사는 경상남도와 진주시가 주최하고,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이 주관한 '2005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을 대행했다. 검찰 수사와 법원의 판결 결과 N사 대표는 문구류를 납품받고 교부받은 세금계산서를 복사해 금액을 부풀려 수정 기재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N사 대표는 페스티벌과 무관한 영수증을 제시하는 등의 수법으로 일부 자금을 편취했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를테면 공무원과 조직위원회가 대행사 대표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무원과 조직위원회가 단지 사기를 당했다는 것은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그들이 사기와 횡령에 연루되지 않았는지를 밝혀내야 한다. 그들이 기를 쓰고 정산관련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사기와 횡령에 연루되지 않았는지 의심하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노동당은 "횡령에 대해 사실로 밝혀진 만큼 진주시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통해 낭비된 혈세를 환수하고 관계공무원에 대해 엄중한 징계를 내려야 하고, 예산의 불법편성에 대해 외압의 실체를 밝히고 진주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갖가지 의혹 제기... 알맹이 빠진 부실 감사"
감사원은 갖가지 의혹이 제기된 드라마페스티벌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최근 그 결과를 내놓았는데, 지역 시민단체는 부실 감사라 지적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시민 300여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아 하정우·강민아·박노정씨를 청구인 대표로 해 지난 해 12월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이들은 감사 청구 당시 "미리 계획되지 않은 축제를 한 국회의원이 무리하게 추진하다보니 불법 예산편성과 전용, 예산낭비와 횡령 등 많은 의혹과 문제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통지했다. 감사원은 ▲예산전용에 대해 ‘문제없다’, ▲예산낭비와 횡령에 대해 ‘수사 중이라 각하’, ▲공무원의 직무유기에 대해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밝히면서 다만 ▲예산편성에 대해 불법을 인정해 ‘주의처분’을 주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감사 결과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진주시의 입장을 거의 일방적으로 수용함으로써 투명하고 공정한 감사로 진실을 밝혀내고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기대했던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 비난했다.
민주노동당은 "감사원은 예산의 불법편성을 인정하면서도 예산의 불법편성을 하게했던 외압의 실체를 밝히지 못했고, 진주시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직무유기를 한 공무원에게 오히려 면죄부를 주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예산 전용 주장이 제기되자 박만택 진주시 기획실장(현재 퇴직)은 "행사비 중 도비 2억원은 ‘정자목쉼터조성비’의 대체사업으로 하였다"고 발언했다. ‘정자목쉼터조성비’는 경남도로부터 받은 교부금으로, 진주시가 불법 전용했다는 지적을 받았던 것.
감사원은 감사 결과 "경남도 교부금이 행사비로 불법 전용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혀 박만택 전 실장의 발언을 거짓으로 치부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당초 국비 1억과 도비 2억, 시비 1억원이라고 주장하던 예산이 어떻게 국·도비 없이 시비만 3억이 집행되었는지에 대한 의혹의 규명도 없고, 진주시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직무유기를 한 공무원에게 오히려 면죄부를 주었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노동당은 "감사원이 정작 시일이 걸리고 중요한 문제였던 예산낭비와 횡령에 대해서는 감사를 하지도 않으면서 감사청구인에게 ‘각하’ 사실을 통보하지도 않고 10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허비했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감사결과를 수용하기 어려우며 ‘알맹이 빠진 부실감사 결과’를 내놓은 감사원에 엄중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감사원 "N사는 개입기업체로 감사 대상 아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감사원은 "‘정자목쉼터조성비로 받는 교부금을 드라마페스티벌에 썼는지 여부를 파악했는데, 교부금은 본래 사업 용도로 썼기에 전용했다고 볼 수 없었다"면서 "박만택 전 기획실장이 시의회 진술과정에서 한 말은 여러 예산을 설명하면서 잘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행업체에 대해 조사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감사원은 "관련 예산은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을 거쳐 개인업체인 N사에 들어갔는데, 개인업체는 감사 대상이 아니라 ‘수사중’이라는 이유로 각하 결정을 했으며, 이후 진주시에서 일부 정산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2007.10.09 14:57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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