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대체 : 9일 밤 1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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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후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된 주제준 사무처장(왼쪽)과 박석운 위원장(오른쪽) ⓒ 안윤학
▲ 9일 오후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된 주제준 사무처장(왼쪽)과 박석운 위원장(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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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운영위원장은 경찰에 연행돼 경찰조사를 앞둔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앞으로 쇠창살 안에서 수 개월을 살아야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투쟁하다 연행됐기 때문에 떳떳하다. 잘못한 게 없다"며 어깨를 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 35분께 서울 용산역 출구에서 긴급체포돼 이곳으로 연행됐다. 주제준 사무처장도 함께였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의 대규모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이들은 그 뒤 약 1년 가까이 서울 영등포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사무실에서 생활해왔다.
9일 밤 8시 40분께 서울 남대문경찰서 지능1팀에서 박 위원장과 주 사무처장을 만났다. 둘의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남대문경찰서를 찾은 지인 20여명과 함께였다. 박 위원장은 지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고맙다"는 말을 건넸다. 입가에는 한가득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1년 수배 끝에 연행됐지만... "한미FTA저지 투쟁, 떳떳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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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밤 서울 남대문경찰서 앞.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집행위원장과 주제준 사무처장의 지인들이 긴급 체포된 두 사람을 면회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 안윤학
▲ 9일 밤 서울 남대문경찰서 앞.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집행위원장과 주제준 사무처장의 지인들이 긴급 체포된 두 사람을 면회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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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위원장과 주 사무처장은 지난 3일부터 인천·창원·광주 등 지방을 순회하고 서울에 도착해 경찰에 붙잡혔다. 오는 11월 11일 한미FTA 반대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홍보·조직하고 이날 저녁 7시로 예정된 범국민행동의 날 조직위원회의 서울지역 간담회에 참석하러 가는 길이었다.
이날 면회는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박 위원장과 주 사무처장의 목소리는 힘에 넘쳤다. 지인들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들 모두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경찰의 안내에 따라 지능1팀 사무실 내 테이블에 자리를 잡자 먼저 주 사무처장이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방 순회를 다녀온 데 대해 보고하고 소감을 밝혔다.
주 사무처장은 "지역에 내려가 한미FTA 저지 투쟁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느끼고 돌아왔다"고 전한 뒤 "그간 왜 사무실에 틀어박혀 있었는지 후회스럽다"고 토로했다. 또 "지역에서 만난 한 활동가로부터 '마음이 있는 사람은 길을 찾고, 마음이 없는 사람은 핑계를 찾는다'는 말을 들었다"며 "11월 11일 역사상 볼 수 없었던 거대한 투쟁을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박 위원장은 "한미FTA에 대한 찬반 여부가 다가오는 대선의 당락을 결정할 수 있도록 이번 투쟁을 성공적으로 진행해달라"고 부탁했다. 지인들에게 "우리의 일은 걱정말라"는 인사말도 잊지 않았다.
또 박 위원장은 "우리는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집회를 추진했다. 경찰은 정부가 추진하는 한미FTA를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를 무리하게 억누르고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인들은 "오는 11월 함께 투쟁에 나설 수 없게 돼 안타깝다"면서도 "두 사람의 희생이 투쟁을 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바깥 걱정은 하지 말라"고 격려했다.
"죄도 없는 사람을..." "한미FTA 알리는 집회, 국민의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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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밤 서울 남대문경찰서 지능1팀에서 박석운 위원장과 주제준 사무처장, 그리고 지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웃음을 잃지 않은 채 서로를 격려했다. ⓒ 안윤학
▲ 9일 밤 서울 남대문경찰서 지능1팀에서 박석운 위원장과 주제준 사무처장, 그리고 지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웃음을 잃지 않은 채 서로를 격려했다.
ⓒ 안윤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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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회를 마친 뒤 한상렬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죄도 없는 사람들을 잡아 넣었다. 이들은 폭력을 휘두른 적이 없고 평화로운 집회를 열려고 애썼다"며 "하루 속히 석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지중 한국진보연대 자주통일위원도 "한미FTA의 실상을 집회를 통해 알리는 것은 국민의 권리"라면서 "평화적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참석자들을 구속하는 것이 오히려 불법"이라고 따졌다.
한편 경찰은 지난해 발부된 체포영장에 따라 체포 절차를 집행했으며, 혐의 내용에 대해 확인 조사를 한 뒤 내일 저녁께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범국본 10일 오전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검거 규탄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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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미라씨 ⓒ 안윤학
▲ 윤미라씨
ⓒ 안윤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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