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구명인 김덕수 국립국악관현악단을 장구로 지휘했다. 그리고 황해도 만신 서경욱이 국립극장 무대에 협연자로 선 이색적인 무대를 선보인 박범훈 작곡의 '신맞이' 연주 장면.
김기
국립극장 산하단체들은 2006년부터 순차적으로 ‘국가브랜드’라는 특별한 수식이 붙은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국립극단 ‘태’와 국립창극단 ‘청’은 작년에 이미 선보였고, 올해 국립무용단의 ‘춤, 춘향’과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네 줄기 강물이 바다로 흐르네(아래 네 줄기 강물)’까지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작년의 작품들이 딱히 흠잡을 것 없이 무난한 평가를 받았기에 올해를 기다린 새로운 두 작품은 기대와 긴장 속에 기다려져 왔다. 공교롭게도 이 두 작품 모두 지난 9월 28일부터 이달 27일까지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을 통해 선보여 작년에 비해 한층 더 긴장감이 높았다. 세계 유수의 국립극장 대표작들과 함께 어깨를 겨뤄야 하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선보인 무용단의 ‘춤, 춘향’은 기대만큼의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마지막 남은 국악관현악단 관계자들은 은근히 걱정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평소 단적인 표현을 잘 하지 않는 황병기 감독이 대단히 자신감을 드러내온 ‘네 줄기 강물’은 큰 성공을 거두었다.
국내와 외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대표적인 네 작곡가에게 일찍이 위촉한 네 곡은 확연하게 구분되는 색깔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네 줄기 강물’이란 불교, 도교, 무교, 기독교 등 한국인의 정신 속에 깊이 뿌리박은 종교를 표현한 것이기에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국내 작곡가인 박범훈, 김영동은 국악의 전통적 정서와 미학을 토대로 불교, 무교의 주제를 전달한 반면, 해외 작곡가인 박영희, 나효신은 서양 작곡기법에서 한국 악기들을 통한 접근을 시도해 모두 한국악기들을 사용하고서도 서로 다른 음악을 완성해 네 줄기 강물이 따로 흘러도 결국 한 바다에서 만난다는 화합의 주제를 구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