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앤락 아산공장의 경우 직원은 모두 308명. 이들 모두는 정규직원이다. 50여명에 달하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도 임금차별이 없다.
김종철
생산쪽 라인으로 발길을 옮겼다. 플라스틱 용기제조에 들어가는 원료단계부터 완전 자동화돼 있는 생산시설까지, 공장은 말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하루에도 수천여 개의 밀폐용기를 만들어내는 생산1부. 한 대당 수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생산기계들은 쉼없이 여러 종류의 용기를 만들어냈다. 기계마다 1~2명의 직원들이 컨베이 벨트 위에 놓여진 용기를 눈으로 직접 검사하는 등 마무리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이곳서 5년째 일하고 있다는 주부사원 인미경씨. 인씨는 "예전에 다른 곳에서 일한 적이 있지만, (이곳이) 정규직인데다, 근무시간도 많지 않다"면서 "회사 분위기도 좋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통폐합...구조조정 없는 노동시간 단축실제로 락앤락 아산공장의 경우 직원은 모두 308명. 이들 모두는 물론 정규직원이다. 공장 정문 경비원이나 식당 배급 직원도 마찬가지다. 50여 명에 달하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도 임금차별이 없다.
아웃소싱(외주화)을 고민하기도 했었다. 특히 지난 2004년 10월 인천 등지의 공장을 현재의 아산공장으로 통폐합하는 과정에서다.
최영철 경영기획본부 부장은 "대부분 제조 회사들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공장을 통폐합하기도 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잉여인력에 대한 조정도 자연스레 이뤄지게 마련"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락앤락은 달랐다. 최 부장의 말이다.
"이 과정에서 51명에 달하는 잉여인력이 생겼죠. 또 일부조직에 대한 아웃소싱도 위(경영진)에 보고를 했죠. 하지만 위에서 사람과 환경을 생각한다는 기업이 그럴 수 있느냐고 했습니다. 용역을 쓰는 것은 맞지 않다고..."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50명에 달하는 인력을 정리해고 하는 대신, 노동시간을 줄이고 일자리를 나누는 해법을 내놨다. 물론 이 과정에서 뉴패러다임센터의 도움을 받았다.
주당 72시간에 달하는 노동시간을 56시간으로 줄였다. 근무형태도 바뀌었다. 2조가 주야간으로 일해온 맞교대 형식을 버렸다. 잉여 인력을 현장에 배치하면서, 종업원을 3개조로 나눴다. 그리고 4일동안 12시간 일하고, 이틀을 쉬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