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 공문한국교총은 서울, 경기 지역 전 초중고에 '백지 위임'된 출장 공문을 보냈다.
윤근혁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초청해 23일 토론회를 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이원희, 한국교총)가 이른바 '백지위임'된 출장 협조공문을 서울·경기지역 전체 초중고 교장에게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공정택)은 선관위와 변호사 등에 '교원의 정치행위 위반과 복무규정 위반 여부'를 자문하는 등 조사에 착수했다.
'다음 대상자'라 적어놓고도 '대상자'란은 공란한국교총은 '관외출장 협조의뢰'란 제목(10월 11일자, 공문번호 정책개발연구실-60)의 공문에서 "10월 23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초청 교육정책토론회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귀 관내(교)에 재직하고 있는 다음 대상자에 대해 관외 출장을 요청하오니 협조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이 단체는 '다음 대상자'란 글귀를 적어놓았으면서도 대상자 명단 난을 공란으로 한 채 해당 공문을 대량 발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A4 용지 한 장 분량의 공문을 보면 '출장 대상자' 성명, 학교, 출장기간 등을 적는 난이 있었지만 해당 공간은 '백지상태'였다.
이에 대해 일부 교사들은 "대부분 한국교총 회원인 일선 학교장에게 출장 명분을 주기 위한 방책"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실제로 이 공문을 직접 확인한 한국교총 중견 간부는 "한국교총이 서울·경기지역 전체 학교에 한해 발송한 공문"이라고 관련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이렇게 공문을 보내지 않는다면 평일에 많은 교장과 교사들이 어떻게 행사에 참여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나라당 편향'이라는 의혹을 의식한 듯 "11월에는 정동영 통합민주신당 후보를 초청할 예정인데 이때도 똑같은 형태의 공문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앞서 23일 이 단체가 연 이명박 후보 초청 토론회에는 500여 명의 교장과 교사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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