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들의 모델이 많이 된다고 하네요.오선지를 연상케 하는 <코엔>의 계단
송유미
사실 전업 문화예술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요즘은 저녁 만남을 피하는 쪽이고 점심시간을 잠시 이용해 만나는 추세이다. 그런데 가볍게 퇴근길에 음악도 듣고 맥주 한 병 정도 마시고 갈 수 있는, 부담 없는 <코엔>이 광복동 골목길에 자리하고 있고, 주로 찾는 분들이 피프 광장과 가까운 탓에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영화를 만드는 사람과 음악을 좋아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아지트로 사랑 받고 있다고 한다.
<코엔>의 젊은 30대 여사장에게는 고문이겠지만, 묻지 않을 수 없다.
"모두들 장사가 안된다는데 여긴 괜찮아요?"
"장사요? 장사라기보다는 내 삶이에요. 여긴 내 삶의 공간이며...음악과 영화가 있어 내가 존재하는데요...장사는 안될 때도 있고...잘 될 때도 있는 거 아니겠어요?"
모든 이해계산을 초월해 있는 듯 보이는 여사장의 배웅을 받으며 나오지만, 뒤통수가 따갑다. 좋은 음악 다 듣고 시원한 물만 얻어 마시고 나온 것이 말이다. 그러나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지나가다 들려 물만 마시고 가는 사람도 있고, 음악만 듣다 가는 사람도 있고, 그런 모양이다. 하나 둘 꺼진 불이 밝아 오는 듯 환해진 광복동 거리, 거듭 태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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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곧 인간이다고 한다. 지식은 곧 마음이라고 한다. 인간의 모두는 이러한 마음에 따라 그 지성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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