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욱씨와 채팅 인터뷰를 진행했다
송미영
바르셀로나, 그곳에 이끌리다삶이 그에겐 곧 여행이란다. 그의 두 번째 책 제목에서처럼 그는 행복을 찾아 여행을 떠난 것이었을까. 여행을 떠나기 전에도 그는 행복했다. 다만 다른 종류의 행복이 있겠거니 하고 떠난 긴 여행에서 그는 또 다른 행복과 여유를 느꼈다. 15개월간의 유럽과 아프리카 여행, 그 뒤에 이어진 2년 반 동안의 바르셀로나 생활의 종지부를 찍고 올해 6월 그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2000년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오영욱'이라는 이름보다 '오기사'라는 호칭에 더 익숙하다. 졸업 후 3년 반 동안 그는 알아주는 건축회사에 다니다가 그만두고 여행길에 올랐다. 특별한 여행의 목적은 없었다.
"조금 긴 여행에 대한 갈망이 있었어요. 90년대 후반, 대학을 다닐 때 휴학을 하고 인도여행을 계획했었지요. 그런데 그때 군 미필 휴학생은 외국을 나갈 수 있는 허가조차 받을 수 없다는 거예요. 상처를 받았죠.ㅠㅠ"
회사를 그만두고 떠난다고 했을 때 몇몇 사람들은 그를 부러워했지만 사실 이해하지 못하는 쪽이 더 많았다. 안정된 직장에서 도망간다고 하니 혀를 끌끌 차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그렇게 그는 사람들의 염려와 부러움을 안고 15개월간의 여행길에 올랐다. 여행 막바지였던 13개월째, 스페인의 해안도시 바르셀로나는 그가 또 다른 긴 여행을 계획하도록 이끌었다.
"무슨 이유인지 말하기 쉽진 않지만 딱 그때 거기서 머무르며 살아보고 싶었어요."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그는 부모님을 설득했고 곧 바르셀로나로 다시 날아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색다른 행복을 맛보며 2년 반의 시간을 보냈다.
평범한 오기사의 특별한 여행 스케치4년간의 여행을 하면서 남긴 기록들로 그는 <깜삐돌리오 언덕에 앉아 그림을 그리다>와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라는 두 권의 책을 냈다. 자신의 블로그에 하나둘 올린 여행기록들이 책으로 출판되었을 때 그는 의외로 덤덤했다.
"제가 비공식적으로는 책을 내본 적이 몇 번 있어서 인쇄되어 나오는 것에는 익숙해져 있었거든요. 다만 서점에 놓여 있는 상황이 좀 재밌긴 했어요.^^"
그는 그의 책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뚜렷하게 표현했다. 카툰 형식의 재미있는 그림과 섬세하고 입체적인 스케치 그리고 사진으로 자신의 여행을 실어냈다. 순간의 감상을 담은 짧은 글귀는 독자에게 생각하는 여유를 제공하기도 한다. 여타의 여행서적들과는 달리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 주를 이루는 그의 책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