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 8월 30일 서울 홍익대 체육관에서 열린 ‘2006 인크루트 취업페스티벌’ 현장.
우먼타임스
주변을 살펴보면 자신이 원하는 스펙을 갖추기 위해 '목숨 건'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학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 중인 이OO(24)씨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이씨는 평점이 높아 7학기 만에 졸업할 수 있었지만 '조기졸업'을 마다하고 졸업 전 휴학을 결정했다. 휴학하는 기간 동안에 인턴십에 한자·일본어·토익 공부, 컴퓨터 자격증 공부 등 안 해본 게 없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인턴십 하며 모은 돈으로 남은 휴학기간 동안 어학연수까지 다녀온다고 했다.
다른 대학 4학년 박OO(27)씨도 사정은 마찬가지. 그는 목표에 한발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스펙을 갖춰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남들 다 가지고 있는 스펙 내가 못 가지고 있으면 한심하게 느껴져요. 내가 원해서 하는 공부도 있지만 이미 정해져 있는 틀에 맞추기 위해서 하는 공부도 있어요."
그는 스펙을 갖추기 위해서 평일에는 학교 수업 이외에 외국어학원과 스피치 전문학원을 다니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시간을 내어 이미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선배에게 튜터링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확실한 취업만 보장된다면 뭐든 못하랴현재 우리나라에서 취업을 목적으로 쓰는 과외학습의 연간 비용은 1인당 평균 207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7년 3월 13일 잡코리아가 국내 4년제 대학 2∼4학년에 재학 중인 대학생 1774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취업 사교육 현황과 비용'을 조사한 결과이다.
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취업을 준비 중인 학생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자가 만나본 대부분의 학생들은 취업만 보장된다면 뭐든 못하겠냐는 입장이 많았다.
대학생 김현주(23)씨는 한 달 평균 취업 사교육비로 35만원 정도 들어가지만 스펙을 갖추기 위해서라면 돈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제 친구들도 평균 20만~30만원 정도는 기본으로 부담하고 있어요. 휴학한 친구들은 이보다 더 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이러한 '목숨 건' 스펙 갖추기 현상에 대해 H대학 취업지원센터 관계자는 "'일단 입사하고 보자'고 스펙을 갖추기 보다는 목표로 하는 곳에서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목표의식 없이 기준만 맞추기 위해서 하는 공부는 사교육비 거품에 한 몫을 하는 것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취업이 힘든 만큼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목표 스펙도 점점 높아져만 가고 있다. "취업 준비생들은 지금 자신이 갖추고자 하는 스펙이 과연 자신의 목표에 도움이 되는지부터 판단하고 공부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취업 관련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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