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권지폐 인물, 여러분은 맘에 드세요?

10만원권은 김구, 5만원권은 신사임당으로 확정

등록 2007.11.05 10:00수정 2007.11.0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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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0만원권 지폐의 도안 인물 김구(좌)와 5만원권 지폐 도안 인물 신사임당.

10만원권 지폐의 도안 인물 김구(좌)와 5만원권 지폐 도안 인물 신사임당.


여러 논란과 화제를 부른 고액권화폐(10만권·5만원권)의 도안 인물이 한국은행에 의해 5일 선정됐다.

10만원권에 얼굴이 새겨질 인물은 독립운동가이자 애국지사로 많은 국민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아온 김구. 5만원권에는 '이기일원론(理氣一元論)'을 주창한 조선의 대철학자 율곡 이이의 어머니이자 '현모양처'의 대명사로 이야기돼온 신사임당이 그려진다.

한국은행은 고액권 초상 인물로 누가 적합한지를 오랜 시간 고민해왔다. 이미 6개월 전부터 8명의 전문가와 한국은행 부총재, 발권국장으로 구성된 화폐도안자문위원회를 구성했고, 이들이 선정한 20명의 인물 중 보다 적절한 사람을 선택하기 위해 6월 말에는 국민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도 벌였다.

국민 여론조사만이 아니었다. 각계 전문가 150명도 고액권 인물 선정에 자신들의 의견을 보탰다. 그리고, 마지막 네티즌 의견수렴 단계까지를 거쳐 최후의 2인을 가려 뽑은 것이다. 그야말로 지난한 과정이었다.

"왜 하필 '현모양처'냐, 지금이 어느 때인데"

그럼에도 한국은행의 고액권 인물 선정 방식과 선정된 인물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애초 광개토대왕이 적합하다고 주장해온 네티즌들은 "두 분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매일 접해야 하는 돈에 새겨질 인물이라면 좀 더 광대한 포부를 지녔던 사람으로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라는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이 뿐 아니다. 신사임당이 5만원권 도안 인물로 선정된 것에는 여성계가 불만을 표하고 있다. 그 이유는 "현대 여성이 지향해야 할 모델이 아니다"는 것. 심지어는 "율곡을 키워낸 것 외에 그가 한 일이 뭐가 있나"라는 냉소적 반응까지 나온다.

고액권 도안 인물에 관한 이야기가 주요 화제가 되던 지난 여름. 시인과 소설가 10여 명이 모인 자리에 동석한 적이 있다. 그들은 "이제 우리도 예술가 한 명쯤은 지폐 도안인물로 가질 때가 된 것 아닌가"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작가들이 고액권 도안 인물로 언급한 사람은 이상(1910~1937)과 채만식(1902~1950) 등. 사실 이웃나라 일본은 이미 '일본에 근대문학의 빛을 던졌다'고 평가받는 나쓰메 소세키(1867~1916)를 1000엔 지폐의 도안 인물로 사용한 바 있다.

그리고, 하나 더. 아시아에선 여성이 지폐의 도안 인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태국의 경우는 그들의 국왕 푸미폰이 지폐의 도안 인물이고, 몽골의 경우엔 국부로 추앙받는 칭기즈칸이 고액권 지폐에 새겨져 있다. 라오스의 경우도 화폐 인물은 전부 남성이고, 인도의 모든 지폐엔 마하트마 간디가 그려져 있다. 베트남은 알다시피 미국으로부터의 해방전쟁을 주도한 호치민이 지폐 위에서 웃고 있으며, 필리핀의 모든 지폐 역시 남성 정치가 등이 도안 인물이다.

다만, 일본은 5000엔 신권에 '히구치 이치요'라는 여성 소설가를 도안 인물로 새겨 넣고 있다.

1872년 도쿄에서 태어난 히구치는 근대의 여명기로 불리는 명치시대를 붓 한 자루로 의연하게 살아냈던 독립적 여성. 1896년 스물 넷에 요절했지만, 그가 남긴 <흐린 강> <십삼야>등은 아직도 많은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신사임당과는 여러 측면에서 대조를 이루는 인물이다.

자, 2009년부터 발행될 고액권 지폐의 도안인물이 정해졌다. 여러분은 어떤가? 우리가 수도 없이 만나야 할 10만원권과 5만원권 새 지폐에 그려질 두 사람이 마음에 드는가?
#김구 #신사임당 #고액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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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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