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보수-친박' 바람 탄 이회창
부동의 2위, '출마 반대' 60% 넘어

[초점] <한겨레> 여론조사 26% 기염... 시험대에 오른 '대권3수'

등록 2007.11.05 11:10수정 2007.11.05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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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9일 오후, 남대문 로타리 단암빌딩 앞에서 이회창 전총재 지지자 모임인 '희망나라 국민포럼(대표 이우태) 회원들이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2차 대중집회를 가졌다.
10월 29일 오후, 남대문 로타리 단암빌딩 앞에서 이회창 전총재 지지자 모임인 '희망나라 국민포럼(대표 이우태) 회원들이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2차 대중집회를 가졌다.윤대근
10월 29일 오후, 남대문 로타리 단암빌딩 앞에서 이회창 전총재 지지자 모임인 '희망나라 국민포럼(대표 이우태) 회원들이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2차 대중집회를 가졌다. ⓒ 윤대근

대선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지지율이 20%를 넘어서며 상승세를 유지하는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지난 3일 실시한 <한겨레>와 <동아일보>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이 전 총재는 보수층과 영남 지역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이명박 후보와 경선에서 겨뤘던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층과 이명박 후보에 대해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반 이명박' 측 지지층이 결합된 양상이다. 이 전 총재는 금주 중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 할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 이회창, '한나라당 텃밭'에서 이명박 앞서

 

<한겨레>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전 총재는 20%를 훌쩍 뛰어넘는 지지율을 얻어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회창 전 총재가 출마한다는 가정하에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이명박 후보는 38.7%를 기록한 반면, 이 전 총재는 무려 26.3%의 지지율을 얻어 2위를 차지했다. 또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16.0%를 얻어 3위로 밀려났고,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6.2%,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는 3.1%, 이인제 민주당 후보는 2.7%에 그쳤다.

 

이같은 결과는 이명박 후보의 지지자 중 25.4%가 이회창 전 총재 지지 쪽으로 옮겨간 셈이어서 주목된다.

 

 5일자 <한겨레>의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5일자 <한겨레>의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인터넷 한겨레
5일자 <한겨레>의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 인터넷 한겨레

특히 이 전 총재는 부산·울산·경남에서 32.6%를 얻어 28.3%를 기록한 이명박 후보를 앞질렀다. 대구·경북에서도 이 전 총재는 37.2%의 지지율로 이명박 후보(42.5%)를 바짝 뒤쫓았다.

 

경남·북을 합친 영남권 전체 지지율에서도 이 전 총재는 34.4%로 이명박 후보(33.9%)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이 전 총재가 출마할 경우 한나라당 텃밭인 영남 지역에서 이명박 후보의 기반이 가장 크게 흔들린 셈이다.

 

이 전 총재는 또 박 전 대표 지지가 높았던 50대(32.2%)와 농·임·수산업(33.3%), 고졸(28.5%) 층에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한나라당 지지층의 34.2%는 이명박 후보(53.9%) 보다 이 전 총재를 지지한다고 응답해, 핵심 지지층의 분열도 예상됐다.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조작 연루' 등 도덕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불안한 후보'라는 의견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7.3%가 동의했다. 이 전 총재의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기반에 이명박 후보의 낙마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깔려있는 셈이다.

 

<한겨레>에 따르면,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사장은 이 전 총재 지지층에 대해 "한나라당을 지지하면서도 이명박 후보에게 반감을 느끼는 층과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그에게 불안감을 느끼는 층이 결합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창 지지'에 깔려있는 불안감... 이회창 출마 반대도 60.7%

 

물론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에 대해선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60.7%로, '바람직하다'(31.7%)는 의견보다 두 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이 전 총재의 '좌파정권 종식' 주장에 대해서도 '공감하지 않는다'(51.5%)는 의견이 '공감한다'는 의견(37.4%)보다 더 높았다.

 

한편 범여권 단일후보로 정동영 후보가 선출되고,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전 총재, 권영길 후보가 출마하는 '4자 가상대결'에선 이명박 41.3%, 이회창 26.9%, 정동영 18.3%, 권영길 5.8%의 순서로 나타났다.

 

이번 <한겨레> 여론조사는 전국 19살 이상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자 선정은 전국을 지역·남녀·연령별로 비례할당한 뒤 전화번호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해 조사 대상자를 무작위로 추렸다. 오차한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동아일보> 보수 성향 응답자 30% 이회창 지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답변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답변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남소연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답변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 남소연

<동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출마할 경우, 이명박 후보가 41.5%로 1위, 이 전 총재는 20.3%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정동영 14.8%, 문국현 7.3%, 권영길 2.6%, 이인제 1.9%, 심대평 0.7% 순이다.

 

특히 이회창 전 총재는 중도(15.4%)나 진보(16.5%)보다는 보수 성향 응답자(30%)로부터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아 상대적으로 보수층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명박 후보도 보수 성향 응답자 가운데 절반 이상(50.4%)의 지지를 얻었으며, 중도 성향(39.5%)과 진보 성향(38.6%)에서도 높은 지지를 받았다.

 

문제는 이 전 총재가 출마하지 않을 경우 이 후보는 보수 성향 응답자의 67.6%로부터 지지를 받는다. 보수층의 17.2%가 이 후보에서 이탈, 이 전 총재로 옮겨간 셈이다.

 

후보의 이념성향에 대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명박 후보의 경우 '보수'라는 평가가 41.8%('매우 보수' 15.8%, '다소 보수' 26.0%)였지만, '진보'라는 평가도 32.9%가 나와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주로 30, 40대에서 '보수'로 평가했고, 20대 이하에서는 '진보'로 평가했다. 이명박 후보를 '중도'로 평가한 사람은 10.9%였다. 반면 이회창 전 총재에 대해서는 '보수'라는 평가가 57.6%('매우 보수' 32.7%, '다소 보수' 24.9%)로 압도적이었다. '중도'라는 평가는 7.1%, '진보'라는 평가는 14.0%였다.

 

정동영 후보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4.8%가 '진보'라고 평가했고, '중도'는 18.4%, '보수'는 14.1%였다. 권영길 후보에 대해서는 진보(40.4%)라는 평가가 훨씬 많았고, 이인제 후보에 대해서는 보수(37.0%)라는 평가가 더 높았다.

 

문국현 후보에 대해서는 '진보'가 23.3%, '중도'가 16.2%, '보수'가 13.3%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념 성향을) 모르겠다'거나 답을 하지 않은 사람(47.2%)이 절반에 가까웠다. 특히 50대 이상은 57.0%가 문 후보의 이념 성향에 대해 '모르겠다'고 답을 하거나 응답을 거부했다.

 

정동영 후보가 범여권 단일후보가 될 경우 이명박 후보, 권영길 후보의 3자 가상대결은 이명박 60.4%, 정동영 23.2%, 권영길 8.3%로 조사됐다. 여기에 이 전 총재가 무소속 출마하는 4자 가상대결은 이명박(43.0%), 이회창(25.0%), 정동영(18.5%), 권영길(6.3%) 후보 순이었다.

 

이번 <동아일보> 여론조사는 지역별 성별 연령대별 인구비례에 따른 할당추출법으로 표본(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선정해 전화면접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6.5%였다.

2007.11.05 11:10ⓒ 2007 OhmyNews
#이회창 #이명박 #여론조사 #대선 #정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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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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