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실시한 <한겨레>와 <동아일보>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이 전 총재는 보수층과 영남 지역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이명박 후보와 경선에서 겨뤘던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층과 이명박 후보에 대해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반 이명박' 측 지지층이 결합된 양상이다. 이 전 총재는 금주 중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 할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전 총재는 20%를 훌쩍 뛰어넘는 지지율을 얻어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회창 전 총재가 출마한다는 가정하에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이명박 후보는 38.7%를 기록한 반면, 이 전 총재는 무려 26.3%의 지지율을 얻어 2위를 차지했다. 또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16.0%를 얻어 3위로 밀려났고,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6.2%,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는 3.1%, 이인제 민주당 후보는 2.7%에 그쳤다.
이같은 결과는 이명박 후보의 지지자 중 25.4%가 이회창 전 총재 지지 쪽으로 옮겨간 셈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이 전 총재는 부산·울산·경남에서 32.6%를 얻어 28.3%를 기록한 이명박 후보를 앞질렀다. 대구·경북에서도 이 전 총재는 37.2%의 지지율로 이명박 후보(42.5%)를 바짝 뒤쫓았다.
경남·북을 합친 영남권 전체 지지율에서도 이 전 총재는 34.4%로 이명박 후보(33.9%)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이 전 총재가 출마할 경우 한나라당 텃밭인 영남 지역에서 이명박 후보의 기반이 가장 크게 흔들린 셈이다.
이 전 총재는 또 박 전 대표 지지가 높았던 50대(32.2%)와 농·임·수산업(33.3%), 고졸(28.5%) 층에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한나라당 지지층의 34.2%는 이명박 후보(53.9%) 보다 이 전 총재를 지지한다고 응답해, 핵심 지지층의 분열도 예상됐다.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조작 연루' 등 도덕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불안한 후보'라는 의견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7.3%가 동의했다. 이 전 총재의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기반에 이명박 후보의 낙마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깔려있는 셈이다.
<한겨레>에 따르면,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사장은 이 전 총재 지지층에 대해 "한나라당을 지지하면서도 이명박 후보에게 반감을 느끼는 층과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그에게 불안감을 느끼는 층이 결합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창 지지'에 깔려있는 불안감... 이회창 출마 반대도 60.7%
물론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에 대해선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60.7%로, '바람직하다'(31.7%)는 의견보다 두 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이 전 총재의 '좌파정권 종식' 주장에 대해서도 '공감하지 않는다'(51.5%)는 의견이 '공감한다'는 의견(37.4%)보다 더 높았다.
한편 범여권 단일후보로 정동영 후보가 선출되고,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전 총재, 권영길 후보가 출마하는 '4자 가상대결'에선 이명박 41.3%, 이회창 26.9%, 정동영 18.3%, 권영길 5.8%의 순서로 나타났다.
이번 <한겨레> 여론조사는 전국 19살 이상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자 선정은 전국을 지역·남녀·연령별로 비례할당한 뒤 전화번호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해 조사 대상자를 무작위로 추렸다. 오차한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동아일보> 보수 성향 응답자 30% 이회창 지지
<동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출마할 경우, 이명박 후보가 41.5%로 1위, 이 전 총재는 20.3%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정동영 14.8%, 문국현 7.3%, 권영길 2.6%, 이인제 1.9%, 심대평 0.7% 순이다.
특히 이회창 전 총재는 중도(15.4%)나 진보(16.5%)보다는 보수 성향 응답자(30%)로부터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아 상대적으로 보수층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명박 후보도 보수 성향 응답자 가운데 절반 이상(50.4%)의 지지를 얻었으며, 중도 성향(39.5%)과 진보 성향(38.6%)에서도 높은 지지를 받았다.
문제는 이 전 총재가 출마하지 않을 경우 이 후보는 보수 성향 응답자의 67.6%로부터 지지를 받는다. 보수층의 17.2%가 이 후보에서 이탈, 이 전 총재로 옮겨간 셈이다.
후보의 이념성향에 대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명박 후보의 경우 '보수'라는 평가가 41.8%('매우 보수' 15.8%, '다소 보수' 26.0%)였지만, '진보'라는 평가도 32.9%가 나와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주로 30, 40대에서 '보수'로 평가했고, 20대 이하에서는 '진보'로 평가했다. 이명박 후보를 '중도'로 평가한 사람은 10.9%였다. 반면 이회창 전 총재에 대해서는 '보수'라는 평가가 57.6%('매우 보수' 32.7%, '다소 보수' 24.9%)로 압도적이었다. '중도'라는 평가는 7.1%, '진보'라는 평가는 14.0%였다.
정동영 후보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4.8%가 '진보'라고 평가했고, '중도'는 18.4%, '보수'는 14.1%였다. 권영길 후보에 대해서는 진보(40.4%)라는 평가가 훨씬 많았고, 이인제 후보에 대해서는 보수(37.0%)라는 평가가 더 높았다.
문국현 후보에 대해서는 '진보'가 23.3%, '중도'가 16.2%, '보수'가 13.3%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념 성향을) 모르겠다'거나 답을 하지 않은 사람(47.2%)이 절반에 가까웠다. 특히 50대 이상은 57.0%가 문 후보의 이념 성향에 대해 '모르겠다'고 답을 하거나 응답을 거부했다.
정동영 후보가 범여권 단일후보가 될 경우 이명박 후보, 권영길 후보의 3자 가상대결은 이명박 60.4%, 정동영 23.2%, 권영길 8.3%로 조사됐다. 여기에 이 전 총재가 무소속 출마하는 4자 가상대결은 이명박(43.0%), 이회창(25.0%), 정동영(18.5%), 권영길(6.3%) 후보 순이었다.
이번 <동아일보> 여론조사는 지역별 성별 연령대별 인구비례에 따른 할당추출법으로 표본(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선정해 전화면접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6.5%였다.
2007.11.05 11:10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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