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마음 따듯한 사람 많아"

힘겨운 세 자매, 네티즌 돕기로 따뜻한 겨울나기

등록 2007.11.06 13:27수정 2007.11.0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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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 싱크대가 놓여 졌다
새로 싱크대가 놓여 졌다송성우

수년 전에 가출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알콜중독으로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 중노동으로 생계를 책임지는 할아버지와 어렵게 살아가는 세 자매의 사연이 한 네티즌의 호소로 알려지자 이들을 돕자는 도움의 손길이 줄을 이었다.

제안자 송성우(e79@e79.net) 씨는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세 자매를 돕자는 네티즌운동을 제안했고, 이후 많은 네티즌들이 동참해 자칫 냉방에서 올 겨울을 지낼 뻔한 자매에게 도움을 준 것.

이들 자매의 소식은 지난 10월 중순 알려졌고, 이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지난 2일~4일까지 3일간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에 있는 소녀가족의 집 재래식 부엌, 난방시설 등을 말끔히 단장했다.

아궁이에 장작불을 때던 재래식 부엌은 현대식으로 바뀌었고, 재래식 난방시설은 기름보일러로 교체됐다. 곰팡이가 뒤덮었던 방에는 네티즌들이 직접 나서 새로 도배를 했고, 장판도 새로 깔았다.

씽크대와 가스렌지도 새로 설치하고 세 자매가 공부할 수 있게 책상과 컴퓨터, 생필품 등도 공급됐다.

세 자매는 초등학교 5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2학년으로 부모의 이같은 사정 때문에 정부의 일부 보조금에다 할아버지가 막노동을 하며 버는 돈으로 겨우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특히 이들은 작은 슬레이트 집의 2~3평 남짓한, 누우면 발이 닿을 듯한 비좁은 단칸방에서 잠을 청했고, 출입문은 철판으로 가려져 늘 어둡고 침침했다.


또한 재래식 아궁이에 불을지펴 난방을 하고 여기서 물을 데워 세면을 했고, 일회용 가스렌지로 취사를 하기도 했다.

 세자매의 재래식 부엌
세자매의 재래식 부엌송성우

당시  "겨울을 날 수 있는 보일러 시설, 샷시유리문, 씽크대, 가스렌지 등을 네티즌들의 힘으로 도와주자"고 호소했던 송성우씨는 6일 "여러 단체와 네티즌들이 씽크대, 보일러, 기타자재 일체를 무료로 제공해 주셨다"며 "어떤 분은 설비와 보일러시공을 직접 해 주셨고, 10여명의 네티즌들은 자원봉사로 일을 거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어려운 이웃이 많지만 따듯한 마음을 가진 분들도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이 재래식 난방시설을 기름보일러로 교체하고 있다
네티즌들이 재래식 난방시설을 기름보일러로 교체하고 있다송성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웃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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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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