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모과의 모습
이승철
“이 모과 이거, 사람을 네 번 놀라게 한다는 과일이야.”첫 번째는 모양이 너무 못생겨서 놀라고, 두 번째는 못생겼지만 향기가 그윽해서 놀라고, 세 번째는 맛이 너무 떫어서 놀라고, 네 번째는 좋은 한약제로 쓰임새가 좋아서 놀란다는 것이었다.
모과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기침과 관절염, 그리고 관절통 완화에 효과가 있으며, 조혈작용을 하기 때문에 빈혈이 있는 사람에게 좋다고 한다. 그리고 기관지염의 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이 되고 신진대사와 소화촉진, 피로회복에 좋으며 여성들의 피부미용과 당뇨병환자의 혈당조절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른 과일처럼 생으로 그냥 먹을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이다. 차로 끓여 먹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는데, 끓일 때도 철제용기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고 신장과 심장질환, 그리고 고혈압 환자에게는 금기로 되어 있다고 한다.
“맞아! 모과가 못생겼지만 향기가 끝내준다고 했지. 나도 몇 개 얻어다가 차안에 싣고 다녀야지.”아무짝에도 쓸모없다던 친구에게 당장 쓸모가 생긴 것이었다.
“거봐! 외모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고,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다 쓸데가 있는 법이야. 더구나 사람을 외모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고, 못생긴 사람이 속은 더 깊은 법이니까. 하하하.”과일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사람이야기가 끼어든다. 하긴 요즘이 한창 군웅할거시대가 아니던가. 어찌 사람이야기가 빠질 수 있겠는가. 모든 것은 사람들로부터 비롯되는 걸, 제발 사과처럼 모양도 좋고 맛도 좋은 그런 사람이 등장했으면 좋겠다.
그게 아니라면 교언영색(巧言令色)이라고 했던가. 속은 시커먼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적당히 꾸민 말과 얼굴빛으로 현혹하는 사람보다야 모과처럼 겉은 못생겼어도 속은 정직하고 향기로운 사람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