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알프스' 정상에 풍력발전소를 건설할 요량으로 풍량을 측정하기 위한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다.
윤성효
‘영남 알프스’가 망가지고 있다. 산 정상에 있는 억새밭에 초지목장을 조성하겠다며 바위를 옮기고 풀씨를 뿌려 억새가 사라지고 있으며, 대형 시멘트 건물이 몇 년째 방치되어 흉물스럽기까지 하다.
영남 알프스는 해발 1000m가 넘는 산이 줄지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경남․북과 울산에 걸쳐 있다. 고헌산(1032.8m)과 우두머리격인 가지산(1240m), 간월산(1083.1m), 신불산(1209m), 취서산(1059m), 사자봉(1189m), 재약산(1108m), 운문산(1188m), 문복산(1013.5m), 밀양백운산(885m), 억산(944m)등.
산꼭대기까지 산악 오토바이와 오프로드 차량이 마구잡이로 다니면서 산을 완전히 망가뜨려 놓았다. 배내골 산 중턱까지 연수원과 숙박단지가 들어차 있고, 가파른 산허리를 관통하는 도로로 인해 산사태가 나는가 하면 나무도 마구 잘라내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4일 이수완 밀양참여시민연대 환경분과위원장과 함께 ‘영남 알프스’ 일대를 둘러보았다. 이 위원장은 “영남 알프스라는 명성이 부끄러울 정도로 곳곳에서 파괴행위가 자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재약산에 있는 약 18만평의 습지인 산들늪은 지난 해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대한불교 조계종 표충사는 ‘2008 람사르총회’를 앞두고 사찰 소유의 땅을 국가에 내놓기도 했다.
재약산 등 곳곳에는 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밀양시는 천연기념물 얼음골 옆으로 통과하는 케이블카 설치계획을 추진 중이다. 양산시와 밀양시, 울주군 등 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기업체도 다양한 계획들을 세우고 있다.
천문대와 고산식물원, 풍력산업단지, 파크골프장․숙박단지 등 대규모 리조트 건립 등. 재약산 정상에는 풍력산업단지 건설을 위해 풍량을 측정하는 기계가 설치되어 있다. 타당성 검토가 끝나면 산꼭대기에 풍력발전을 위한 시설을 설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약산 일대 훼손 가장 심해... 산꼭대기 풍력 발전 시설 들어설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