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 죽어야 산다. 나에게 정치 공학적 단일화는 없다. 국민은 낡은 정치를 연장하는 그런 단일화를 원하지 않는다. 나에게 더 이상 단일화를 묻지 말라. 새로운 정치 세력이 필요하다. 나는 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논의가 삐걱거리고 있는 가운데,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가 목소리를 높이며 '판' 흔들기에 적극 나섰다.
문 후보는 14일 오전 여의도 선거운동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열정을 가지고 제도권 정치에 참여했으나,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많은 정치인들에게 심정적으로 공감한다"며 "이 분들은 자신의 정치를 돌아보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 무엇인지 실천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후보는 "희망 없는 과거 회귀세력과 정치공학적 단일화는 없다"며 “나에게 더 이상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 묻지 말라, 세력과 세력이 권력만을 위해 무원칙하게 몸을 섞는 단일화에는 관심 없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문국현, 범여권 의원들에게 창조한국당 합류 촉구
이는 민주신당과 민주당 합당에 불만을 갖고 있는 범여권 인사들의 탈당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 그의 '강한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문 후보는 정동영 민주신당 대선 후보를 향해 "지난 5년의 실정에 대해서 누군가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후보를 사퇴하는 건 국민이 결정할 일이지만, 큰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그 분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즉, 우회적으로 정 후보의 사퇴를 촉구한 것이다.
문 후보가 이렇게 반격에 나선 것은 우선 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시너지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민주신당 내에 합당을 비판하는 흐름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문 후보에게 '반격의 틈'을 주고 있다.
현재 민주신당 쪽에서는 김원기·원혜영·이미경·장영달·정세균 의원 등 중진들과 이해찬, 한명숙 의원 등 친노진영이 현재 논의되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비판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을 놓치지 않고 문 후보는 "(이번 합당 논의는) 민주적 절차를 거쳤는지, 가치관이 같은 사람들 끼리 모이는 것인지, 금융산업 분리 원칙에 서로 합의했는지 모를 정도로 몰가치적"이라며 민주신당-민주당의 합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문 후보는 "민주신당은 지난 5년의 실정을 책임지겠다는 의사표시를 하려면 다른 방법을 택했어야 했다"며 "국민에게 사과하고 희망을 주는 것보다 연고주의 세력과 결합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문 후보는 "민주신당은 열린우리당을 창당했을 때 내세웠던 지역주의 극복까지 부정하고, 호남 유권자들 소망에도 역행했다"며 "이런 현실을 보면서 도저히 그분(민주신당)들은 가치 연대를 성사시키기에는 어려운 대상이라고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즉, 후보 단일화만이 아니라 정책 연합도 없을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문 후보는 범여권 정치인들을 향해 "범여권 의원들은 현재 자신들이 있는 곳을 국민들이 지지한다면 남을 것이고, 아니면 떠날 것이다, 우리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고건, 정치하면 문 후보를 도울 것"
문 후보는 "현재 접촉하고 있는 범여권 의원들은 있느냐"는 질문에 "같은 하늘 아래 있는데, 안 만날 수 있겠냐"고 밝혔다. 김영춘 창조한국당 선대본부장은 "최근에 만나는 의원들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문 후보 쪽의 한 관계자는 "계속 '작업'을 하고 있고, 조만간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문 후보는 고전 전 총리와의 연대설과 관련 "그 분과 나는 10년 넘게 나무 심기를 비롯한 환경운동, 그리고 일자리 창출 운동을 함께 한 신뢰 있고 투명성의 상징과도 같은 정치인"이라며 "고 전 총리가 정치를 안 하겠다고 했지만 나와 이심전심 통하는 게 많다"고 말했다.
김영춘 선대본부장은 "고 전 총리가 정치에 참여하게 되면 문 후보를 도와줄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더 이상 나에게 단일화 묻지 말라 범여권 의원들에게 문 열려 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