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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20에 벌써 4라는 숫자가 앙증맞게 붙어 앉은 지 꽤 오래다. 내가 많이 커버린 걸까? 언제부터인가 광고를 들어도, 잘 생긴 연예인을 봐도 마음 설레지 않는 내 자신을 발견하곤 놀란다. 더군다나 지난 한 학기 동안 내겐 생소하기만 한 한국생활이 수시로 날 우울하게 만들었다. 뭐든지 잘해보고 싶은 욕심과 그것이 어긋날 때의 상실감으로 기도 많이 죽었다. 내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갈팡질팡 방황도 해봤고...
내가 가진 건 달랑 시종일관 버텨내자는 신념뿐이었다. 설을 앞둔 지난 2월, 아르바이트를 한답시고 헤매다가 발목이 심하게 골절되었다. 난생 처음 휠체어에 앉았고 불편한 깁스생활도 했다. 처음 부모 곁을 떠나서 생활하는 내게 최고로 아프고 힘든 나날이었다. 나는 대한민국이 나를 버린 줄 알았고 세상이 나를 버린 줄 알았다. 나는 극도로 좌절했다. 하지만 그때 누군가가 내게 구원의 손길을 번쩍 내밀어주었다. 그는 주님도 부처님도 아닌 대한민국 MBC의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한마디로 <무한도전>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웃기는 프로그램이었다. 정신 없이 웃다 보면 어느새 끝나 아쉬움만 자아낸다. 유재석, 박명수, 노홍철, 정준하, 정형돈, 하하 등 6명의 멤버로 구성된 <무한도전>은 순 버라이어티쇼다. 어딘가 이기적이고 결핍돼 보이는 이 '기구한 팔자'의 여섯 캐릭터는 기구한 시츄에이션 아래서 마음껏 그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무한도전>의 리얼함은 멤버 개개인의 실제 성격과 사생활에서도 나타났다. 결국 그들은 각자의 사생활까지 희생한 것이다. 그것을 '조롱'하고 '놀림감'으로 삼으면서 리얼 버라이어티의 틀을 꾸준히 유지하였다. 유재석의 나경은 사랑, 하하의 안혜경 사랑, 노홍철의 빨간 하이힐의 그녀, 박명수의 의사 애인, 정준하의 이별 등은 '놀림감'이었다. 동시에 이는 무한도전의 리얼함을 뒷받침하고 있었다.
이러한 그들의 리얼리티는 TV에서 볼 수 없었던 참 인간상을 보여주는 듯했다. 볼 때마다 느껴지는 순수함과 따뜻한 마음씨 같은 것들...<무한도전>은 그런 매력들을 고루 갖추고 있다. <무한도전>은 단지 멋지게 보이려는 방송이 아니다. 오로지 시청률을 위한 방송도 아니라고 본다. 이는 시청자의 가족 같은 친구가 되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한 방송이다.
오랫 동안 크게 웃어본 적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가물가물해 있었던 내게 너무나도 큰 웃음을 선사해준 <무한도전>, 가장 아프고 힘들었던 나날에 내게 너무나도 큰 힘이 되어준 <무한도전>. <무한도전>이 없었다면 지금 밝은 모습으로 돌아온 내가 없었을 것이다. 이 고마운 마음은 그 어떤 말로도 바꿀 수 없다.
<무한도전>은 지금이나 앞으로나 내 생애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남을 것이다. 언젠가 기회만 된다면 <무한도전> 전체 멤버와 스태프분들에게 넙죽 큰 절이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다.
토요일 오후만 되면 어김 없이 기다려지는 <무한도전>, 대한민국 <무한도전>은 정말 짱이다. 나는 MBC를 사랑한다. <무한도전>을 사랑한다. 너는 나의 구세주, 너는 나의 은인!
1년이 지나도 10년이 지나도 <무한도전>이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 역시 1년이고 10년이고 세상에 도전장을 던질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힘들고 지친 분들, "무한도전"을 보십시오.
"무한도전"은 주님처럼 부처님처럼 따스한 손길로 당신을 잡아줄 것입니다.
그래서 제 종교는 "무한도전"이랍니다^^
2007.11.15 09:19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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