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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찬봉사 아침을여는집의 반찬봉사를 받고 기뻐하는 할머니 ⓒ 김진이
▲ 반찬봉사 아침을여는집의 반찬봉사를 받고 기뻐하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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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사에 웅크린 노숙인들은 이 겨울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거리를 떠돌던 노숙인들은 겨울이 되면 정부에서 마련된 단기 쉼터에 잠시 몸을 의탁한다. 그러다 날씨가 따뜻해지거나 일자리가 생기면 다시 거리로 나섰다가 다시 쉼터로 오기를 반복한다.
“그들에게 집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생각이었죠. 자기만의 공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자기 집을 갖게 되면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게 되죠.”
지역주거공동체 ‘평지(사단법인 나눔과 미래)’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고성현 목사(석관제일교회 부담임)의 말이다. 평지는 작년 건설교통부에 ‘단신계층 매입임대주택 시범사업’을 제안했고 건교부가 이를 받아들여 평지에 위탁운영을 맡겼다. 우선 30호의 주택이 시범 운영된다.
사업은 주택공사가 지역의 다가구, 원룸을 매입해 월 3백만원에 월세 7, 8만원으로 임대를 하고, 평지가 직업이 있고 생활능력이 있는 노숙인들을 선정해 주택을 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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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지의 실무자들 평지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 ⓒ 김진이
▲ 평지의 실무자들 평지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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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실적으로 3백만원의 임대료도 노숙인들에게는 부담스런 금액. 평지는 우선 평지교회(담임전도사 오범석)가 소속된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에 사업을 제안했고 연회의 김기택 감독과 연회 관계자들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지방별로 2백만원을 마련해 15호 주택의 임대료 3천만원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아현, 종교, 상동, 궁정, 세검정 교회 등 서울시의 큰 교회들이 모인 ‘도심목회연합’에서는 서울연회에 이어 나머지 15호의 임대료 3천만원 지원을 약속했다.
고 목사는 “임대료 3백만원 중 2백만원을 지원하고 제대로 재활 능력을 갖춘 노숙인들을 선정해 입주시킬 예정”이라며 “성북구의 30호 단신계층 임대주택이 성공하면 감리회와 평지가 새로운 대안주택의 모범을 만들어내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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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립예배 평지교회 창립예배가 11월 11일 열렸다. ⓒ 김진이
▲ 창립예배 평지교회 창립예배가 11월 11일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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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들을 돕고, 주거문제로 어려운 이들의 도우미를 자청한 평지교회는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11일 첫 창립예배를 보문동 평지교회에서 열었다. 서울 ‘쪽방 상담소’ 소장으로 일하다 노숙인 쉼터 일을 함께 해온 오범석 전도사가 교회담임을 맡고, 고성현 목사가 사역을 돕고 있다.
아침을여는집, 나눔마을, 성북사랑네트워크, 지역주거공동체 평지. 서울연회 성북지방 평지교회(담임전도사 오범석)와 함께하는 단체와 센터들이다. 평지는 작년 7월 ‘사단법인 나눔과미래’로 설립됐다.
평지교회를 가장 먼저 설명하는 이름은 노숙인 쉼터 ‘아침을여는집’이다. 1999년에 설립돼 서울시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노숙인들에게 머물 곳과 먹을 것을 제공하고 있다.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재활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직업훈련, 직업소개도 중요한 업무다.
‘성북사랑네트워크’에서는 최근 재개발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에게 임대주택 입주를 추천하고 긴급 임대료 지원, 주거관련 상담 등을 하고 있다. 위기가정 지원센터도 함께 운영된다.
아침을여는집에서는 ‘사랑찬 봉사단’을 꾸려 보문동 쪽방 등에 사는 독거노인들에게 반찬을 배달하고 격주 토요일마다 조손가정, 모자가정의 아동학습지도도 함께 하고 있다.
평지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도움의 손길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석관제일교회(담임목사 김광년) 청년 7명이 봉사단에 동참했고, 정릉교회(담임목사 구자경) 여선교회는 매년 바자회 헌금을 2백여만원을 모아 김장을 도맡아 해주고 있다.
평지를 위해 일하는 고성현 목사, 오범석 전도사, 이제원(아침을여는집 총무), 남철관(나눔마을 대표), 이주원(성북사랑네트워크 사무국장), 정은영(성북사랑네트워크 간사) 사회복지사들은 한달이면 7일 이상을 노숙인 쉼터에서 생활한다. 24시간 숙직을 6명의 간사들이 돌아가며 서야하기 때문이다. 하고 있는 일, 할 일이 많은 만큼 도움의 손길도 그만큼 절실하다.
문의 : 02-925-2528, 후원계좌 국민은행 093401-04-115721 사단법인 나눔과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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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범석 전도사와 고성현 목사. ⓒ 김진이
▲ 오범석 전도사와 고성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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