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김이 실린 어선많은 사람들이 물김을 까만 자루에 담고 있다.
이현숙
작은 배 안에서는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장화에 목이 긴 고무 장갑을 낀 사람들이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예외없이 그것은 시커멓고 커다란 자루에 담겨졌고, 그 자루는 서너개씩 기중기의 튼튼한 바늘에 꿰여 이동했다. 시멘트 바닥이나 트럭 짐칸으로.
'무얼까?'
"이게 뭐예요?"
"물김입니다."
아니 김이라구? 사실 더 물을 수도 없었다. 난 겁이 많은데다 워낙 바쁘게 일을 하고 있는 그들에게는 가까이 다가가기도 겁이 났다. 그렇지만 나는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충격을 먹었다. 내가 생각하는 김은 그냥 바닷가에서 채취해 말려서 판매하는 정도였으니, 우린 서로 까나리나 새우나 멸치일 거라고 짐작해 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