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양1922년 건립된 안채와 사랑채를 구분지은 담벼락에 새져진 문양
모형숙
사랑채 옆에는 세면대가 딸린 화장실을, 행랑채 끝에는 목욕탕을 배치했고 대청은 누마루 형식으로 세밀하게 살을 짠 亞자 모양의 아자난간을 둘렀으며 주춧돌은 정교하게 잘라낸 희고 매끄러운 화강암을 사용했다.
사랑채로 들어서니 분합들쇠가 풍경처럼 시선을 잡아끈다. 지금 사람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처마 밑에 분합을 달아 문의 경첩을 들어올려 분합들쇠(분합걸쇠)에 달아매면 문이 닫히지 않는 역할을 했다.
사랑채를 빙둘러 에워싸고 있는 분합들쇠는 한여름 사랑채에 모여 술을 마시며 시를 읊던 선인들의 여유로운 모습을 한순간 스치게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하기에 족하다. 사랑채 앞의 소나무와 처마 끝이 하늘과 맞닿아 세상 시름 덜어낼 만큼 한적하고 고요하다.
2318평의 규모답게 우물만도 세 군데.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우물의 구조 또한 돌을 쌓아 만들었고 특징이 있다면 우물의 담벼락이 없으며 바닥과 우물이 바로 이어져 있다. 밤도적이 담장을 넘어 집안으로 들어오기 위해 지나온 정원 한가운데의 우물은 여럿 빠지지 않았을까 오지랖 넓게 걱정이 앞선다.
이배원 가옥은 현재 관리자인 조부 이배원이 1917년에 지은 것으로 세 집 중에 가장 먼저 지은 집이다. 건립 당시에는 안채, 사랑채, 행랑채, 문간채, 곳간채 등 여러 채가 있었으나 현재는 안채와 사랑채, 그리고 주위의 토석담장만 남아 있다. 사랑채는 내부가 개조되어 원불교 교당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물돌을 쌓아 만든 우물은 담벼락이 없이 바닥과 우물이 바로 이어져 있다.
모형숙
어릴 적 놀던 문화, 체험문화로 함께 만들자함라에서 소위 만석군으로 일컬어지는 세 부호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고 인근에 소가 엎드린 모양의 형상을 띈 와우산이 버티고 있어 마을의 평화와 안녕이 지켜졌다는 설도 있다. 와우산의 풍수는 평상시에 일하는 소가 엎드려 있으니 얼마나 풍요롭겠느냐, 그래서 이곳의 풍수는 대체적으로 평온하며 근심이 적은 곳이었다.
이런 설도 있다. 일제강점기에 철도를 놓기 위해 일본인이 으름장을 놓았는데 양반 사는 곳에 말이 소리 내면서 지나가냐고 큰소리쳐 철길이 함열 방향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하여튼 문헌상으로는 이 동네가 인심 좋은 곳이라고 한다.
익산시에서는 등록문화재인 만큼 볼거리와 체험문화를 함께 만들어가겠다는 생각이다. 등록문화재가 관심거리가 되는 이유는 사라져가는 우리의 문화를 보존해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취지이다. 전통가옥의 경우 역사적 가치도 높겠지만 우리 것을 지키고 아껴 후손에게 보여주기 위함이다. 굳이 돈으로 환산하기보다는 역사적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세계화 시대가 되다 보니 우리의 뿌리를 지키고 남겨서 알려주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인스턴트와 플라스틱에 그 아름다운 감성을 잃어가는 요즘 아이들. 익산시청 문화관광과의 최인경씨는 “우리들에게 돌담길이나 기와지붕이 낯설 것은 없지만 옛날이야기며 어릴 적 놀던 놀이 문화를 우리의 자녀들이 느껴 봤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며 “함라지역의 돌담길을 중심으로 전통가옥을 벗 삼아 보리밥도 먹어보고 팔방치기, 공기놀이, 고무줄놀이를 하며 자연을 담은 정서를 심어주었으면 좋겠다”고 설명한다.
▲까치집과 돌담길함라지역은 유난히 많은 까치집이 눈길을 잡아끈다.
모형숙
익산지역 문화재 현황 |
문화재는 지정여부 등에 따라 크게 지정·비지정·등록문화재로 구분한다. 지정문화재는 문화재의 성격 및 지정주체에 따라 국가지정문화재, 시·도지정문화재와 시·도지사가 시·도조례에 의해 지정한 문화재자료가 있다. 비지정문화재는 문화재보호법 또는 시·도의 조례에 의해 지정되지 아니한 문화재 중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매장문화재·일반동산문화재를 말한다.
등록문화재는 지정문화재가 아닌 근·현대시기에 형성된 건조물 또는 기념이 될 만한 시설물 형태의 문화재 중에서 보존가치가 큰 것이다. 특히 근대문화유산의 개념과 범위는 ‘개화기’를 기점으로 해 ‘해방전후’까지의 기간에 축조된 건조물 및 시설물 형태의 문화재가 중심이 되며, 그 이후 형성된 것일지라도 멸실 훼손의 위험이 크고 보존할 가치가 있을 경우 포함될 수 있다.
2006년 6월 30일 현재 전국의 지정문화재는 9288건, 등록문화재는 266건. 이 중 전라북도의 지정문화재는 721건, 등록문화재는 38건이다. 또한 익산시의 지정문화재는 64건, 등록문화재는 8건이며 이 중에서 전라북도 등록문화재로 익산이 가장 많다. 이는 일제의 흔적이 가장 많은 군산(6건)보다 많은 숫자로 그만큼 근대문화유산이 많이 남아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익산의 지정문화재에서 근대문화유산을 확인해 보면 조해영 가옥(전라북도문화재자료 121호), 김안균 가옥(전라북도민속자료23호), 이배옥 가옥(익산시향토유적10호), 이병기 선생생가(전라북도기념물6호), 이병기 선생생가 탱자나무(전라북도기념물112호), 화산천주교회(사적318호), 두동교회(전라북도문화재자료179호), 함벽정(전라북도지방유형문화재 127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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