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우리들의 21세기는?

취업난의 실체, 그 30일간의 취재 ④ '영어 학습/토익'

등록 2007.11.29 17:40수정 2007.11.2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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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점수는 기본 중에 기본, 그런데 왜?

중간고사 기간이 끝난 대학가 한 도서관. 학기 중과 다름없이 도서관이 붐빈다. 인터뷰할 취재원을 기다리면서 도서관의 분위기를 살피기 위해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도서관을 채운 학생들은 각종 고시를 준비하는 경우가 대략 30% 정도, 전공공부를 하는 경우가 20% 정도였고, 나머지 40% 정도는 토익 또는 토플을 준비하는 학생이었다. 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영어에 시간을 투자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였다.

오전 6시 30분 서울의 한 토익학원.  매우 이른 시각 서울의 한 토익학원. 수업시작 30분 전 인데도 30여명이 수강 할 수 있는 강의실에는 15명 정도의 학생이 영어자습을 하고 있다.
오전 6시 30분 서울의 한 토익학원. 매우 이른 시각 서울의 한 토익학원. 수업시작 30분 전 인데도 30여명이 수강 할 수 있는 강의실에는 15명 정도의 학생이 영어자습을 하고 있다.임철영

일반적으로 영어 능력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학생이라면 적절한 수준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영역이다. 전공서적을 원서로 쓰는 수업이 많아지고 있으며, 일부 학교의 경우 영어강의가 30%~40%에 이르기 때문에 학업을 정상적으로 소화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그래서 학습의 방법도 여러 가지다. 학원, 스터디 그룹, 외국인 교환학생과의 튜터링 등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영어 학습방식이 존재하며, 그에 따르는 비용은 적게는 수십 만원에서 많게는 수백 만원까지 다양하다.

더구나 취업을 위해 영어는 기본적인 요소가 됐다. 때문에 영어 학습이 상상하는 것 이상의 시간과 비용이 투자되는 경향은 더 이상 놀랄만한 것이 아니다. 이런 경향에 상응해 취업준비생들에게 가장 부담스러운 스펙이 어학능력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보도와 다르지 않게 토익 점수는 많은 취업준비생들에게 취업 준비정도를 나타내는 기준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취재과정에서 살펴본 결과, 실제 취업 현장에는 토익점수에 대해 명확한 자체 기준을 두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극히 일부의 기업만이 공채 시 일정점수 이상 지원가능이라는 문구를 명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취업준비생들 사이에 떠도는 토익점수에 대한 대부분의 이야기는 주변 지인으로 부터 전해들어 추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경향은 취업불안이라는 현상이 취업 준비생들에게 토익성적에 대한 터무니없는 루머를 양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최근 각종 보도에 따르면, 토익 점수는 인플레인데 실제 영어 실력은 그에 비례하지 않는다고도 한다. 제한된 학습 환경과 학습 시간을 가지고 공부를 해야 하는 대부분의 취업 준비생들에게, 점수를 바탕으로 영어 실력을 평가하는 토익의 성격은 자연스럽게 ‘높은 점수 받기’에 맞추어 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토익점수라도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영어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 역시 인플레다. 그리고 그 인플레에 발 맞추고자 생각나는 것은 토익공부다. 더구나 언론은 ‘신입사원 채용 시 영어 능력을 강조한다’,‘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회화가 관건이다’라는 등등의 보도를 통해서 취업의 필수조건으로 어학 능력을 강조하기까지 하니 급한 김에 토익책을 손에 쥔다.   


“기업 입사 요강에 토익 최소 자격점수가 적혀 있잖아요. 저 같은 공대생들은 700점대로 명시된 경우가 많아서요. 그 점수는 넘어야 원서는 쓸 수 있잖아요.”(광운대 곽지훈(23))

 “방학이라고 해서 집에서 보낼라치면 부모님께서 뭐라고 하세요. 그런데 막상 뭘 공부하려고 하니깐 딱히 떠오르는 게 토익밖에 없어서요.”(성균관대 이재형(22))

영어 학습 여부를 물은 자체 설문조사에서 학업 외에 따로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 비율은 65%정도 됐다. 그 중 토익을 공부하고 있는 비율은 80%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학년별 비율로 보면 졸업에 임박한 대학교 4학년생이 82% 정도로 다른 학년에 비해 높았다. 졸업생의 경우, 설문에 응한 모두가 영어 공부를 따로 하고 있었다. 취업과 다소 거리가 있을 것 같은 1학년생도 55%정도에 달했다.

대학생들의 영어학습 여부 통계자료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60%이상의 영어 학습자의 비율은, 전공 공부와 영어 공부를 비교했을 때 영어학습에 대한 비율과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주객이 전도된 것일까?
대학생들의 영어학습 여부 통계자료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60%이상의 영어 학습자의 비율은, 전공 공부와 영어 공부를 비교했을 때 영어학습에 대한 비율과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주객이 전도된 것일까? 임철영

이러한 설문의 결과는 대학의 전공 이외에 많은 수의 학생들이 영어공부를 따로 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며, 학년이 높아질수록 그 정도가 더 강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취재를 하면서 이러한 영어 학습의 경향을 설명하기 위한 근거가 턱없이 빈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경우 영어 학습의 동기가 사회적 분위기와 집단적으로 생겨나는 심리적 불안감으로부터 유발되는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별다른 기준 없이 취업준비생들 사이에 회자되는 높은 토익점수가 오히려 부정적으로 보도되고 또 회자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실제로 대학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이 생각하는 영어 학습의 목적은 무엇일까?

오직 취업을 위해서 영어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영어 공부의 목적이 취업에 맞추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몸 값 높이기라는 개념도 취업의 연장선상에 있을 뿐이다. 영어 공부를 하는 대부분이 취업을 하기 위해, 또는 회사에서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것일까.

영어 학습의 목적에 대해서 설문을 해 보았다.

영어학습 목적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오직 취업을 위해서 대학생들이 영어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영어학습 목적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오직 취업을 위해서 대학생들이 영어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임철영

설문 결과 전체적인 비율에 있어서 영어 공부의 목적은 취업에 필수라고 답한 비율 보다 기타 도움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더 많았다. 학년별 분포를 살펴보면 4학년, 졸업생 등 취업문제에 직접적으로 대면한 층의 응답자는 취업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영어를 공부하는 비율이 압도적이다. 이와는 반대로 1, 2, 3학년의 경우 취업문제보다는 다른 부분에서도 이점이 많다고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기타부분의 이점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경우,설문자 각각은 ‘기타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다.

어쨌든 영어는 재학생, 졸업생을 막론하고 상당히 중요한 학습영역이라고 인식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또한, 언론을 통한 것이었든,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들은 것이었든 영어 학습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취업난과 연계되어 영어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취업을 위한 영어 학습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식의 언론 보도와 분위기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영어 학습이 취업을 위해서 강조되고 있다는 학교 밖의 인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인터뷰를 한 박인호씨는 이렇게 대답을 했다.

“심리적으로 취업 영어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불안하기는 하죠. 학업 이외에 시간을 따로 내어서 영어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하지만 실제로 토익으로 대변되는 영어공부가 학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까지 생각이 미치진 않아요. 그것은 기업의 요구죠. 토익에서 사용되는 용어나 내용이 전공과는 사실 아무런 관련이 없거든요. 비즈니스를 위한 영어가 주종을 이루는 데, 저처럼 사학을 전공하는 사람이 비즈니스를 위한 영어를 학습하기 위해서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하고, 그것의 결과를 점수로 가지고 있다고 해서 제가 하는 전공에 메리트가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학 능력의 범주에서 저의 전공과 관련된 어떤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영어 공부가 필요하기는 하다고 생각하지만, 학업과 별개로 영어 공부를 하면서 흔히 이야기하는 토익 점수라는 스펙을 가지고 취업준비에 열을 올려야 한다는 이야기에는 반감이 들어요. 올바르게 현 상황을 바라보지 못하는 거죠. 그리고 지나치게 취업난이라는 관점에서 영어 학습을 바라보는 것이구요. 그러다 보니 다 같이 불안해 지는 거 아니겠어요?“(모대학 사학과 4학년 박인호)

다소 격앙된 어투의 답변이었다. 취업에 불안을 느껴 토익 공부에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하는 학생과 분명하지는 않지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영어 공부가 관성이 되어버린 대학가의 현실에 무언가 어긋난 정체성의 그늘을 느낀 것은 비약일까.

영어 학습에 왕도를 찾아...

영어 학습을 위해 국가 전체적으로 소비되는 돈이 수 조원을 돌파한지 오래다. 어린 아이들부터 나이 지긋한 기업체 임원까지 모두 영어를 위해 아낌없이 돈을 쏟아 부으니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대학생들과 졸업생들에 한 해서 설문과 인터뷰의 방식을 통해 영어 학습의 방법을 물었다. 

영어학습 방안. 영어학습 방안에 대한 설문 결과
영어학습 방안.영어학습 방안에 대한 설문 결과임철영

설문의 결과 영어 학습 방법은 ‘학원’이 33%로 다소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보통 학원을 다니는 데 10~20만원 정도를 쓰고 있었다. 어학연수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도 설문 대상자 99명 중 24명에 이를 정도로 상당히 높았다.

취재를 하기위해 세미나실이 갖추어진 카페를 찾았다. 마침 토익 스터디 모임이 한 창 진행 중이었고, 스터디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 쉬는 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2시간을 한 번도 쉬지 않고 진행된 스터디 모임은 쉬는 시간도 없었다. 하나 둘 가방을 신속하게 싸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약 10여 분의 시간을 빌려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들은 곧바로 영어 학원에 가야 한단다...

 학원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스터디 회원 이태민씨에게 물었다.

“학원을 다니는 게 금전적으로 부담이 제일 적어서 선택했어요. 어학연수는 집안 사정상 불가능해서 아르바이트를 뛰어서 번 돈으로 학원을 다녔죠. 어짜피 토익 점수만 받으면 되니까 학원에서 가르쳐 주는 토익의 테크닉이 도움이 많이 됐어요. 짧은 시간에 점수 올리는 방법도 학원에서 가르쳐 주니까 좋더라구요.”(재료공학과 3학년 이태민)

영어실력은 많이 향상되었는지 질문을 던지자, 그는 당연하다는 듯 영어 실력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답변을 했다.

어학연수를 다녀왔다는 스터디 회원 이민아씨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어학연수는 1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어요. 말도 배우고, 영어권의 분위기를 익히는 데 도움은 된 것 같아요. 이제 좀 말을 할 수 있겠다 싶을 때 돌아오기는 했지만 말이죠. 어학연수를 선택한 이유는 그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 것 같아서였죠. 물론 여행도 할 겸 해서 선택한거에요. 생각한 것 만큼 영어실력이 좋아진 것 같지는 않지만 영어라는 언어에 대한 느낌은 갖게 된 것 같아요. 주변에 친구들 중 어학연수 경험한 친구들은 다들 그렇게 이야기해요.

 주변에서는 어학연수 다녀왔는데 뭐하러 또 토익공부를 하느냐 하는데, 취업을 하려고 생각 중이니 어쩔 수 없죠. 사실 토익 성적이 어학연수와는 또 다르더라구요. 그래서 학원을 다시 다니고 있죠.”

어학 연수 전과 후의 토익 점수의 변화를 물으니, 부끄러운 듯 100점 정도는 더 나오는 것 같다고 답했다.

영어 학습의 왕도를 찾아서 여러 가지 방법을 선택한다. 하지만 그 어떤 방법도 스스로에게 만족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결국은 토익 점수를 높게 받기 위한 과정이었다. 이는 취업과 연계된 것이었고, 실제적인 언어 능력은 상대적으로 관심 밖의 영역이었다.

도대체 원어민 수준이라고 하는 토익점수를 받고도 또 다시 점수에 매달리는 현상. 그리고 다소 목적과 어긋나 있는 듯한 영어 학습 방식. 도대체 대학생들은 기업이 요구하는 토익점수를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토익 점수, 우선 높이 잡고 보자...

토익시험에 만점자가 탄생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리고 그 토익 만점자가 기업 공채에 떨어졌다는 소식도 들린다. 토익 점수로만 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외국인들도 만점이 불가능하다는 토익 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수십 만 취업 준비생들의 가슴을 울린다. 이젠 높은 토익점수도 도움이 안되는 것 같다. 그렇다고 놓아 버릴 수도 없다.

대부분의 기업은 토익점수를 참고한다는 공시만 할 뿐 명확한 내용은 제시하지 않는다. 준비생들은 참고한다는 그 말 자체를 믿지 않는다. 토익 점수는 무조건 높아야 하고, 새롭게 요구되는 회화능력 쓰기 능력에도 매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모호한 어학 능력의 평가와 기준이 기업체의 성격과 업무 분야와 상관없이 적용되는 영어 점수... 그것은 끊임없는 불안에 쫓기는 취업준비생의 오늘을 더 큰 불안 속으로 내몬다.

일반적으로 분류되는 30대, 100대, 공기업을 나누어서 토익점수의 하한선이 어느 정도 일거라고 생각하는 지 물었다.

30대 기업이 요구하는 토익점수?  취업준비생들의 추정치에 대한 설문결과이다.
30대 기업이 요구하는 토익점수? 취업준비생들의 추정치에 대한 설문결과이다.임철영

설문 조사에 따라서 30대기업의 토익점수 하한을 살펴보면 850이하 급간의 경우 비슷한 분포를 보이고 있는 것에 비해 850이상을 선택한 응답자가 63명중 30명으로 약 50%에 해당한다.

공사취업에 요구되는 토익점수 추정? 취업 준비생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공사취업에 요구되는 토익점수 추정?취업 준비생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임철영

100대 기업 추정치? 100대 기업이 요구하는 토익점수에 대한 추정치 설문결과.
100대 기업 추정치?100대 기업이 요구하는 토익점수에 대한 추정치 설문결과.임철영

공사 역시 850 이상의 고득점을 요구한다고 인식한 응답자가 34명으로 30대 기업보다도 높다. 이에 반해 100대기업의 토익 하한은 850 이상은 여전히 비중이 높긴 하지만, 700~750에 해당하는 최저급간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고득점을 향한 바람이 안정적이라고 하는 공기업과 대기업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그 외의 기업은 매우 높은 점수까지는 필요 없을 것 같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 제대로 발표해 본 적 없는 토익점수 기준에 대해 학생들과 취업 준비생들은 나름대로 추정지어 결론짓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오직 채용을 위해서 바라보는 어학 능력, 즉 토익점수에 대한 인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과 경향에 대해서 가타부타할 수 없는 노릇이다. 기업의 기준이나 설문 대상자나 모두 모호한 근거를 가지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딜레마에 빠진 ‘영어 능력’ 또는 '어학 능력'

기업이 원하는 어학능력과 취업준비생들이 생각하는 어학능력이 평행선을 긋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어학능력을 참고한다는 말’로 취업준비생들을 긴장시키고, 취업준비생들은 여기저기에서 듣는 풍문을 통해서 나름의 통계와 기준을 가지고 취업준비의 정도를 가늠한다. 하지만 기업의 선택은 시시때때 그 가늠자를 넘어선다. 이 두 주체 간에 접점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취업난이라는 현상을 적극적인 방식으로 극복하기에는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취업난은 취업불안이 되고, 사회적 문제로까지 비화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는 지도 모르겠다.

스펙의 몇 가지 중 하나인 어학능력, 취업전선에서는 이를 토익점수로 대체한다. 최근에는 기업이 토익점수에다가 회화능력 등 까지 요구하는 가운데 단순하게 토익점수만으로 요구 기준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취업을 하기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준비생들은 여러 가지 어학 학습의 방법을 가지고 있지만 그 어떤 것으로도 안심을 하지 못하는 이유, 어학연수를 다녀와서 다시 토익 공부에 매진하는 이유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취업을 위한 어학 학습은 또 다른 차원의 어학 학습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취업난은 이제 오래된, 하지만 계속 되고 있는 현상이다. 취업난 때문에 채용의 기준이 까다로워진다는 이야기도 오래도록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영어 학습에 대해 취재과정에서 설문과 인터뷰에 응답한 다수의 응답자들을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이런 생각을 했다. 취업난이 만들어낸 취업 준비생들의 맹목적인 점수올리기가 서로에게 또다른 심리적 불안감을 유발시키고 이는 결과적으로 또 다시 취업난이라는 헤게모니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설문을 끝낸 한 학생이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던졌다.

영어 공부요... 사실 따로 시간을 내서 하기에는 아까운 공부죠... 그런데 상대적 불안감이라는 게 있잖아요. 남이 하면 해야 할 것 같은... 학원도 다니고 어학연수도 떠나는 별다른 이유가 있겠어요? 더구나 토익은 어학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지금, 가장 수월한 방법으로 증명할 수 있는 시험이죠... 기업도 그 편리함으로 토익을 참고하는 것 같구요... 결국 다른 사람과 다르기 위해서는 높은 점수를 맞는 수밖에 없어요. 기업이 그 정도까지 원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딜레마 같아요... ”

#토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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