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무소속 대선후보가 29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토론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물을 마시고 있다.
권우성
BBK 수사 결과 발표가 다가오면서 이 후보의 자신감이 더해가는 느낌이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이미 한나라당 내 일부 의원들과 물밑 접촉을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왔다.
실제 곽성문 의원의 탈당에 이어 일부 '친 박근혜' 또는 '반 이명박' 의원들 사이에서도 동요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주 초에 추가 탈당이 있을 것이란 설도 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일단 곽 의원의 탈당은 자신도 몰랐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그런 일(곽 의원의 탈당 예고)이 있다는 것을 어젯밤에 들었다"며 "우리 쪽에서도 아직까지 곽 의원과 접촉하거나 뭘(연락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후보는 "누구든 저의 뜻과 저의 신념에 동조하는 분들이나 세력과는 모두 같이 하겠다"며 곽 의원의 합류를 반겼다.
이 후보는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이렇듯 사실상의 '러브콜'을 보내면서 이명박 후보를 향해서는 더욱 공세수위를 높였다.
이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자질에 대해 제가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도 "그러나 정권교체다운 정권교체라는 면에서는 (이 후보에)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명박 후보로 정권교체가 되면 제대로 된 정권교체가 아니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앞서 모두 발언에서도 이명박 후보를 겨냥해 "거짓말을 또 다른 거짓말로 덮으려 하고,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수단 방법 안 가리고 돈만 벌면 된다는 사고에 빠진 사람은 결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도, 나라를 바로 세울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대선 잔금 남아 있으면 돈 때문에 이렇게 고생 안해"2002년 불법대선자금 및 잔금과 관련해서는 "이미 당시 검찰에서 조사를 받을 만큼 다 받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대선 자금, 잔금에 관한 부분은 모두 당시에 다 밝혀진 걸로 안다"며 "아마도 검찰 수사기록에 모두 나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혹시 잔금이 남아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웃으면서 "잔금이 남아있으면 이번에 이렇게 고생 안한다. 방송차 하나 제대로 못 빼서 출정식도 두어시간 늦어지고 출발부터 곤욕 치렀다"고 부인했다.
이명박 후보의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이 "이회창 후보와 관련한 의혹이 여러 건 있다. 그 내용이 밝혀지면 대선후보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파멸할 것"이라며 대선잔금 횡령 의혹 등을 거론한 데 대해서는 유감을 표시했다.
이 후보는 "그런 말을 들으면 좀 가슴이 아프다. 아직도 이러한 바람직스럽지 못한 네거티브 캠페인이 일어나는가 싶다"고 되받았다.
이어 이 후보는 "옛날에 제 밑에서 같이 일했던 사람들인데 상황이 바뀌니 이토록 (심하게)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한편으로는 그 자리에 있으니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라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