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녀와 미녀의 상대역으로 예상되는 왼쪽 조석기(최재호)와 오른쪽 하영방(임대승)과의 밀고 당기는 사랑에 더욱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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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그녀들을 조금이나마 대변해보겠다. 우선 주인공 시향보다 뚱녀 자매는 현실적인 부분이 많다. 무엇하나 빠지지 않는 시향은 너무나 완벽해 현실에 저런 사람이 있을까, 싶다. 아무리 처녀라지만 마흔 살쯤 되었으면 애써 털털한 척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리 될 터인데, 온실 속의 화초 같은 그녀.
반면 나이가 한두 살 적지만 오히려 언니보다 더 아줌마 같은 금녀와 미녀를 보면서 완벽한 시향과 대조적이어서 오히려 우리 주변에서 흔히 않지만 가끔이라도 만날 수 있을 법한 인물이다. 왜 집안에 한 사람씩은 무슨 일을 해도 꼬이고, 무얼 해도 실망을 주는 인물들이 있지 아니한가.
또한 시향이보다 더 솔직하다는 점이다. 사실 누구에게나 밑바탕에는 잘 되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린다. 그리고 자신보다 나은 언니가 있다면 기대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는가? 그것에 대해 솔직히 말하고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금녀와 미녀의 심정이 무조건 밉지 만은 않다. 동생들의 뜻에 따라서 자신의 마음을 속이고 결혼을 감행하는 시향이 오히려 더 얼토당토않다.
그 다음으로 최근 들어 불이 붙어가는 금녀의 사랑법이다. 언니 시향이 부길라와 지지부한 사랑을 펼치는 것에 반해 일단 금녀의 사랑법은 직설적이다. 좋고 싫음이 분명한 성격답게 그녀는 하얀 피부와 곱상한 외모에, 7급 공무원이라는 말에 그를 보자마자 휴대폰을 바꿔치기 하고, 거짓말도 살짝 하면서 그로부터 후한 점수를 딴다.
물론 그녀의 사랑법이 거짓말로 점수를 얻었기에 누구도 쉽게 가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더욱이 뚱뚱한 몸매와 외모는 역시나 걸림돌로 작용될 것이다. 상대는 전혀 자신의 상대라고 생각하지 않으니 말이다.
이러한 가운데 그래도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드라마 속에서 뚱뚱하다는 것 하나로 모든 인생이 꼬이고 의지박약한 모습을 보였던 것에 반해 일취월장한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결혼만이라도 제대로 된 사람과 해보겠다는 의지 하나로 자신의 사랑을 쟁취해 나가는 금녀의 모습 때문이다.
그녀의 용기가 대견하다. 아버지로부터 온갖 구박을 받으면서도 굴하지 않고 냉면 그릇에 밥을 먹던 그녀가, 자신의 팔자를 언니 덕에 고쳐보겠다던 그녀가, 스스로 무언가를 쟁취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사실 그마저도 남자에 기대보겠다는 심산이 아니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럼에도 수동적인 사랑방식을 보여주는 시향보다 더욱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답답하던 <아현동 마님>의 사랑이 좀 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싶다.
주인공보다도 더욱 공감이 가는 우리 뚱녀 자매 금녀와 미녀를 응원해보자. 또 누가 알까, 그들이 인기가 남달리 올라가 작가가 제 정신을 차리고 진짜 그녀들의 이야기를 그려줄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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