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강습지를 걷고 있는 수녀들
김병기
수녀들, 사방 2km 합강습지 풍광에 감탄사 연발
바로 앞쪽 비탈을 내려서면서부터 드넓게 펼쳐진 합강습지의 풍광. 사방 2km에 걸쳐 드넓은 버드나무 군락이 형성돼 있다. 하늘 아래 녹색 뭉게구름이 땅으로 내려앉은듯한 인상적인 모습이다. 시야를 약간 들면 미호강과 금강이 만나는 합강의 물결을 내려다볼 수 있다. 수녀들의 입에서 연이어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이경호 처장은 군데군데에서 잠시 쉬면서 이곳의 지형과 새 등 각종 야생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줬다. 이 처장은 특히 "생물 다양성을 보장하는 건 지형의 다양성"이라면서 "이곳은 두 강이 만나는 지점이기에 유역면적이 넓을 뿐만 아니라 퇴적지도 자연스레 형성되고, 깊고 낮은 물, 흐르거나 고여 있는 물. 자갈밭과 모래밭 등의 지형이 골고루 형성이 돼있기에 다양한 서식군들이 살아갈 수 있는 기본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처장의 안내를 받으며 수녀들은 습지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미호강이 끝나는 지점에 S자로 세워진 금강 보행교 아래쪽 모래톱이다. 수풀을 헤치고 가파른 둔치를 내려가니 탁 트인 드넓은 모래톱이 나타났다. 수녀들의 발자국이 수달과 새들의 발자국 옆 모래톱 위에 새겨졌다. 수녀들은 또다시 "너무 멋진 곳이네"라고 말하면서 탄성을 내질렀다.
수녀들은 이 처장이 가져간 탐조장비인 텔레스코프에 눈을 가까이 대고 멀리 모래톱에 앉아서 쉬고 있는 새들을 관찰했다. 이 처장은 "이제 겨울 철새들이 도래하는 시기인데, 수만 킬로미터를 날면서 기력이 바닥이 난 새들이 이곳에 내리면 쉬면서 체력을 보충해야 하는데, 세종보 담수로 물에 잠긴다면 새들은 세상을 뜰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