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 건너는 시민자전거 신호등이 주어지자 자전거 전용 횡단보도를 이용해 교차로를 건너고 있다. 화살표는 자전거전용도로를 알려주는 표시다.
김갑봉
네덜란드 서북쪽에 위치한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 인구는 약 73만명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암스테르담시가 보행자와 자전거 중심의 교통정책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복잡한 도심 속 교통난 해결을 위해 자동차에게 1차선, 자전거에게도 1차선을 준 것.
우리처럼 자전거도로가 인도 한가운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차도와 나란히 있으며 자전거 도로와 차도의 비율도 같다. 언뜻 봐서는 이해 안 가는 구석이지만 암스테르담은 자전거전용도로 구축과 더불어 강력한 차량 억제정책을 쓰고 있다. 차량을 이용해 도심을 관통하려면 그만큼의 혼잡통행료와 주정차 요금을 부담해야 한다.
암스테르담 시내 역시 교통체증이 만만치 않다. 고속도로를 달려온 수많은 차들이 1~2차선도로의 시내를 통과하느라 늘어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끼어드는 풍경이나 요란한 경적소리는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다.
심지어 자동차들은 무단으로 도로를 횡단하는 사람이나 갑자기 나타난 자전거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어찌 보면 트렘(2~3칸 정도의 궤도 전차)과 자동차, 자전거와 보행자가 얽혀 각자의 목적지를 향하고 있는 모습이 무질서해 보일 수도 있다.
암스테르담엔 비가 많이 오지만 시민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정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전거를 탄다. 차도를 가로질러 가는 자전거와 보행자가 언뜻 무질서해 보이지만 자전거 이용자는 자전거신호등을 철저히 지킨다. 마찬가지로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은 자전거와 보행자를 배려하는 그들만의 규칙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