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규 전 열린우리당 의원(사진)이 "나는 친노가 아니다"라며 이회창 무소속 대통령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김 전 의원은 향후 캠프의 상임고문과 부산·울산·경남지역 선대위원장을 맡게 된다.
김 전 의원은 2004년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에 입당,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이후 대표적 친노 인사로 분류돼왔다.
또한 올초엔 열린우리당 방북단장으로 북한을 방문해 남북경협 확대를 논의하는 등 '햇볕정책' 계승에 앞장서왔다.
이런 김 의원이 "햇볕정책 폐기"를 주장하고 있는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은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김 전 의원은 11일 오후 2시 30분 남대문로 이회창 후보 캠프 사무실을 찾아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위해 이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단했다"며 "검증받은 지도자인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국민들께 알리겠다"고 밝혔다.
"나는 친노 아니야... 참여정부서 덕본 것도 없다"
또한 김 전 의원은 미국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거론하며 "당시에 닉슨 대통령은 이 사건 자체 때문에 탄핵 받은 게 아니라 끝까지 사실을 부인하고 거짓말 했기 때문"이라며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회견 후 일문일답에서 '친노'에서 '반노'로 정치적 전향을 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저는 친노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그간 언론에서 저를 보고 친노라고 보도했는데 저는 친노가 아니다"라며 "그간 부정하기에는 유치한 이야기 같아서 아무 소리도 안하고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은 "아시다시피 2년 반 남은 경남도지사직을 내던지고 엄청난 비난 속에서 개혁을 지향하는 참여정부에 참여했지만 참여정부에서 조금도 덕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실상 '햇볕정책 계승론'을 주장해왔다가 이 정책의 폐기를 주장하는 이 후보 캠프에 합류한 것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5일 전 이 후보를 만나 남북관계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평화정착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얘기를 했고 이 후보도 이에 대해서는 저와 생각이 같았다"며 "그러나 국민들이 '(북한에) 너무 퍼주는 것 아니냐, 너무 지나치게 끌려 다니는 것 아니냐'고 하는 데 대해서는 이 후보가 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더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993년 김영삼 정부 때 경남도지사에 발탁 된 이후 신한국당, 한나라당 소속으로 3회 연속 민선 도지사에 당선됐다. 지난 2004년 초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최고위원까지 지냈다가 지난 8월 대통합민주신당 창당 때 신당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열린우리당을 탈당, 의원직을 사퇴했다.
한나라당 "배신자들의 합숙소 이회창 후보 진영에는 미래가 없다"
김 전 의원의 이날 지지선언에 한나라당은 격한 어조로 비난했다.
정광윤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으로부터 커다란 은혜를 입은 그가 2004년 총선을 앞두고는 열린우리당으로 가버렸을 때도 아무런 명분이 없었다"며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하지 않은 그가 갈 곳은 배신자들의 합숙소인 이회창 후보 진영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 부대변인은 "똑같이 한나라당을 배신한 두 사람이 어떤 합작품을 내놓을지 궁금하다"며 "하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처럼 배신자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덧붙였다.
2007.12.11 16:19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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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 김혁규 "나는 친노 아니다"... 이회창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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