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개발이라는 이름의 아파트들이 속속 옥죄여 오는 포구의 풍경
김종성
며칠 전 자전거 동호회에서 인천 소래포구 가는 자전거 도로가 있다는 말을 듣고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애마(미니벨로 자전거)를 타고 달려갔습니다.
매년 한두 번씩 승용차를 타고 구경갔던 소래포구와 자전거를 타고 조금은 힘들게 하지만 운동한다고 생각하고 달려간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은 천지 차이는 아니더라고 많이 다른 느낌을 주었습니다.
같은 여행지라도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그 여행지의 얼굴이 달라 보일 수 있다는 걸 새삼 느끼네요. 승용차를 타고 갔다면 그냥 지나쳤거나 못 봤을 소래포구 주변 사람들이 사는 동네 논현동의 소경은 작은 읍내 같았습니다. 3층 이상의 높은 건물도 없고 구불구불 작은 골목길과 지붕 낮은 집들. 안마당에 우물이 있는 집도 있더군요.
역시나 여타 소도시처럼 집안에 사는 사람들은 젊은 사람은 없고 할머니들이 한 명씩 혹은 두 명씩 살고 있어 마루에 앉아 잠깐 얘기를 나누면서도 맘이 쓸쓸했습니다. 외지에서 온 사람이라 처음에 좀 경계하셨지만 먼저 이쪽에서 편하게 말을 붙이면 인천시 신도시 ㅇㅇ아파트에 산다는 자식들 얘기도 꺼내는 게 우리 할머니들의 정많고 순수한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