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굳히기'냐 '막판 뒤집기'냐.
제17대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요 후보들은 12일 각각 '대세 굳히기'와 '막판 뒤집기'를 목표로 종반전 유세에 돌입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13일에 시작되는 부재자 투표를 겨냥해 젊은 군인들에게 젊은 대통령을 뽑아줄 것을 호소했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기성 정치인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또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부도덕한 이명박 후보'와의 차별화를 역설했다.
[정동영] 부재자에 호소 "좋은 일자리 만들어 장래 책임지겠다"
정동영 후보는 이날 강원·충북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정동영 후보는 12·12 쿠데타가 발생한 날임을 감안해 이날 오전 민주화의 성지로 꼽히는 원주 원동성당과 베론 성지를 방문하고, 오후에는 노동운동의 대부 정진동 목사의 빈소가 차려진 청주 의료원을 찾은 데 이어 충북 제천 중앙시장과 청주시청앞 성안길에서 차례로 유세활동을 펴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 후보는 고(故) 지학순 주교가 봉직했던 원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전국적으로 이명박 후보에게 면죄부를 안겨준 검찰수사 발표에 대해 국민적 저항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거짓의 후보에게 나라를 맡기는 것은 우리 사회의 신뢰 기반 그 자체를 뿌리에서부터 무너뜨리는 최악의 선택"이라고 거듭 이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한편으로는 "12월 18일까지 공동정부의 가치와 신념·구성에 동의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놓겠다"면서 "민주당 이인제 후보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의 정책과 비전에서 방향이 같은 것은 과감하게 수렴하겠다"고 권력분점에 기초한 공동정부를 제안해 단일화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충북 유세에서는 "지난 국민경선에서 맨 처음 내 손을 들어준 곳이 충북이고 충북에서 1등을 하면 모두 대통령이 됐다"면서 "김대중·노무현 모두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곳 충북이 나 정동영을 1등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정 후보는 또 청주에서는 유세장을 경비 중인 전경들에게 "내일(13일)이 부재자 투표하는 날인데, 경찰들이 고생이 많다"며 "젊은 사고를 갖고 있는 젊은 대통령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여러분의 장래를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11일에도 국회앞 국회경비대 소속 전·의경들을 격려차 방문해 이른바 '닭장차' 안에서 이들과 식사를 함께 했다. 그는 식사를 마친 후 의경들의 손을 잡으며 "여러분을 보니 군대 간 아들 생각이 난다"면서 "식사라도 식사전용차량이 마련되어 제대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13일에는 여수 GS칼텍스화학공장 방문에 이어 순천-목포-광주에서 유세를 벌이고 귀경해 오후 6시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시민규탄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명박] 정치인과 차별화 "토론 나가보니 말로는 못 당하겠더라"
이명박 후보는 이날 강원·충청·영남을 차례로 찾아 강화도 총기탈취 사건 이후 신변안전 문제로 사흘간 중단했던 거리유세를 재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승합차 편으로 강원도 춘천을 먼저 찾아 정몽준 중앙선대위 상임고문 등과 함께 시청앞 광장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유세를 벌인 데 이어 원주로 이동해 연세대 원주캠퍼스 테크노밸리 연구실을 방문했다.
오후에는 충북 제천, 경북 영주와 안동에서 거리유세를 벌이고 압도적 지지를 호소한 데 이어 경북 상주에서 지역 선대위 관계자들과 저녁식사를 같이 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 후보는 원주 유세에서 "지난 10년 정권에서 저질러 놓은 일이 너무 많다, 이것을 바로 잡고 차기정부 5년간 안정적으로 대한민국을 발전시키려면 압도적 지지를 보내주셔야 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온몸을 던져 대한민국 발전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충북 제천 유세에서는 11일밤 선관위 주최 TV토론회와 관련 "제가 토론을 나가보니까 말로는 못 당하겠더라"면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나라를 위해 뭘 하겠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니라 계속 다른 사람 험담만 한다, 여러분이 나를 지켜주셔야 한다"고 말해 '여의도 정치인'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어제 TV토론회에 이어 이날 유세에서도 강화도 총기 탈취 사건과 태안 기름유출 사건을 예로 들며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강화도에서 육지로 나오는 교량이 2개밖에 없다, 나 같으면 2개만 막으면 범인을 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너무 일을 할 줄 모른다"고 노무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그는 또 "(기름유출) 사건이 생겼는데 10시간, 20시간 넘도록 기다리고 앉아 있었다"며 "이게 나라가 할 일이냐, 나라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안전을 지키고 국민의 재산을 지켜야 하는데 이번에 국민 생명, 재산을 잃게 만들었다"고 정권교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회창] 이명박과 차별화 "위장전입 20번, 위장취업 세금탈루"
이회창 후보는 경북 김천과 구미, 경남 합천 등 영남권에서 유세를 벌이고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핵심가치를 지키고 미래비전을 함께 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고 보수층 총결집을 시도하면서 같은 보수후보인 이명박 후보와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우선 이 후보는 김천역에서 "엊그제 여론조사에 관한 진상을 보고 받고 여러분께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요즘 여론조사를 믿지 말라"고 주장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락세인 자신과 상승세인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이 교차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이 후보는 특히 "요즘 '이회창은 좋은데 이회창 찍으면 정동영이 된다'는 터무니없는 말로 여러분을 현혹하는 자들이 있는데 지금 선거는 보수 안에서 이명박과 이회창의 싸움"이라면서 "이번 선거에서는 정동영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이회창을 찍으면 이회창이 확실하게 대통령이 된다"고 강조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을 세 번이나 언급하면서 "근대화, 산업화를 이뤄 우리나라를 아시아 강국으로 만든 박 전 대통령이 회사 사장 출신이냐?"고 묻고는 "그는 군인 출신이지만 양심적이고 정직한 지도력으로 국민의 마음을 모아 경제의 토대를 닦았다"고 말했다.
이 후보 또한 전날 TV토론에서 기습 공격했던 그대로 이명박 후보를 "아직도 수많은 의혹이 풀리지 않는 후보"라고 몰아붙이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위장전입을 20번 이상 하고 위장취업으로 세금 탈루한 후보, IMF 위기 때 우리 모두가 돌반지까지 내면서 국란을 극복하자고 힘모을 때 그 와중에도 돈벌이 하겠다고 주가조작을 꿈꾼 젊은이와 동업한 후보, 아직도 수많은 의혹이 풀리지 않는 후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2007.12.12 20:51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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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세 굳히기'냐, 정·창 '막판 뒤집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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