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는 혈압이 높을수록 건강하다?

[서평] 세계적인 면역학자 '아보 도오루'의 <내 몸을 살리는 면역의 힘>

등록 2007.12.14 21:47수정 2007.12.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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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 신경 : 척추의 양쪽에서 나와 내장, 혈관, 분비샘에 뻗어 있는 자율 신경. 아드레날린을 분비하여 심장 작용 촉진, 위장 작용 억제, 피부 혈관 수축, 동공 확대 따위의 작용을 한다. 부교감 신경과 길항적(拮抗的)으로 작용한다.

 

부교감 신경 : 교감 신경과 더불어 자율 신경계를 이루는 신경. 교감 신경이 촉진되면 억제하는 일을 하고, 신체가 흥분되면 심장의 구실을 억제하며 소화기의 작용을 촉진한다. -웹 검색결과

 

 <내 몸을 살리는 면역의 힘> 겉그림
<내 몸을 살리는 면역의 힘> 겉그림부광
<내 몸을 살리는 면역의 힘> 겉그림 ⓒ 부광

<내 몸을 살리는 면역의 힘>을 읽기 시작하면서 대충 짐작하여 알고 있던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에 대해 검색을 해보니 이렇게 나온다. 이 책은 일반인인 내가 다소 어렵게 생각했던 '병'과 '질환'에 대해 이 두 용어들을 써서 쉽게 설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인간의 활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 교감 신경이요, 쉬어야 할 때 제대로 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부교감 신경이다. 따라서 움직이고 싶은데 몸이 제대로 따라주지 않는 것은 교감 신경에 문제가 있어서요, 자고 싶은데 활동과 관계있는 교감 신경을 제대로 억제해주지 못해 잠을 못 자는 불면증이 생기는 것은 부교감 신경에 문제가 있어서다.

 

이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은 우리 몸 전반을 주도한다. 따라서 이 둘이 제 기능을 적절하게 제때 잘해야 건강한 상태요, 건강한 사람이다. 둘 중 하나가 생활환경 등에 의해 치우칠 때(우위가 될 때) 우리 몸은 고통스러운 상태(병이나 질환)가 된다.

 

당뇨병과 함께 너무나 흔해진 고혈압은 어떨까? 혈압은 교감 신경이 우위가 되면 상승하고 부교감 신경이 우위가 되면 떨어지는데 교감 신경은 스트레스나 감정의 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이런 까닭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흥분하면 순간적으로 혈압이 상승하고 이렇게 일시적으로 상승한 혈압은 흥분이 가라앉으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이때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이 제 역할을 하지 않아 불안과 걱정이 지속되거나 과로로 스트레스 등을 받으면 평상시에도 혈압은 높은 상태가 되어 고혈압, 즉 고혈압 환자가 된다(좀 더 복잡하게 파고들면 좀 더 복잡한 원인에 의한 혈류 문제 등도 있겠지만). 이 정도의 설명은 다른 책에서도 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이와 같은 설명과 함께 현대 의학의 문제점 등과 제대로 된 치료법 등을 훨씬 더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저자 '아보 도오루'는

도호쿠 대학 의학부 졸업. 현재 니가타대 대학원 의치학 종합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

1980년, 미국 앨라배마 주립대학교 유학 시절 ‘인간 NK세포 항원 CD57에 대한 모노클로널 항체(monoclonal antibody)’를 개발했으며, 1990년에는 흉선외분화 T세포를 발견했다.

1996년에는 백혈구의 자율신경 지배 구조를 최초로 밝혀 내고, 2000년에는 흉선외분화 T세포가 말라리아 감염을 방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보 교수는 현재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으며 폭넓게 활동하는 국제적 면역학자이다.


저서로 <면역혁명>,<약을 끊어야 병이 낫는다> 외 다수가 있다.

저자에 의하면 스트레스를 받을 때 혈압이 상승하는 것은 인간의 몸이 스트레스에 대항하여 몸을 지키려는 자연스러운 반응인데 생활환경 등의 원인은 무시한 채 이때 무조건 약물로만 치료하려 든다면 자율신경의 방어력, 즉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몸을 지키려는 우리 몸의 면역을 약물이 빼앗아 치료는커녕 평생 약물의 노예가 되고 새로운 병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때 저자가 우선 권유하는 것은 스트레스 요인을 찾아 개선하는 것과 산책과 체조, 입욕에 의한 교감 신경 작용의 향상과 혈류를 원활하게 하는 생활습관을 기르라는 것. 즉 약물은 아주 필요한 일부 고혈압 환자만 일시적으로만 사용하고 중단하라는 것이다. 약은 일시적으로 사용할 때만 그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현대인들에게 가장 흔한 당뇨병이나 고혈압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시시때때로 수치를 쟤고 수치에 지나치게 기준을 둔 나머지 긴장하고 걱정한다. 이때 수치가 이전보다 높아졌다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리하여 약물에 더욱 더 의존하게 된다. 의사 역시 수치를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좀 더 치료효과가 높다는 약으로 다시 처방한다?

 

"고혈압제에는 몇 가지 종루가 있지만 가장 주의할 필요가 있는 것은 이뇨강압제다. 이뇨제는 신장에 작용하여 나트륨과 수분의 배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이 약을 복용하면 나트륨과 수분의 배출이 촉진되어 혈액량이 감소하면서 혈관 저항성이 약해져 일시적으로는 혈압이 내려간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탈수가 진행되기 때문에 혈액의 점성이 강해지면서 혈류가 악화된다. 게다가 이렇게 걸쭉해진 혈액은 혈관이 강하게 수축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즉, 지속적으로 고혈압제인 이뇨제를 복용하면 오히려 교감 신경의 긴장도가 증가되어 더 이상 자력으로 혈압을 조절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한번 혈압 약을 먹기 시작하면 평생 동안 약을 복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책속에서

 

저자에 의하면 현대의학이 고혈압제로 처방하는 이뇨제의 폐해는 이정도로만 그치지 않는다. 녹내장과 신장 저하의 원인이 된단다. 그럼에도 현대의학은 어이없게도 녹내장과 신장병에 이뇨제를 처방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현대의학의 만행(?)인 약물의 폐해를 낱낱이 설명한다.

 

병의 고통 속에 있거나 가족 중에 환자가 있는 사람들은 물론 건강에 자신 있는 사람들이라도 한번은 의문을 품거나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는 이야기들이라고 할까? 가려움증을 달래기 위해 3,4천원 주고 사서 쉽게 바르는 연고에도 우리 몸의 교감 신경을 저하시켜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또 다른 병을 만드는 스테로이드제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 몸을 살리는 면역의 힘>이란 제목만으로 이 책은 얼핏 시중에 안전한 검증 없이 떠도는 건강 정보만을 적당히 모아 편집한 책쯤으로 혹자에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건강정보에는 다소 둔감한 나 역시 책의 첫 느낌은 다소 이랬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어? 내가 잘못 알고 있었네?', '정보도 정보 나름, 정보 선별 능력도 필요한 세상' 등을 생각했다.

 

건강 검진이 도리어 암을 유발한다?

-지나친 면역력은 '건강'의 적이다?

-건강하려면 요령 있게 졸아야 한다. 건강하기 위해서는 졸음도 필요하다?

-건강검진이 암을 도리어 유발한다?

-몸에 좋고 건강에 좋다는 식이섬유와 웃음도 지나치면 병을 유발한다?

-지나친 웃음은 우울증과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스트레스가 적혈구를 엉키게 한다?

-고령자는 혈압이 높을수록 건강하다?

-생리통을 달래고자 먹는 진통제, 자궁근종과 자궁내막염을 유발한다?

-약물치료는 병을 악화시킬 뿐이다?

-철분제를 삼가라. 여성의 빈혈은 임신과 출산을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코 호흡으로 알레르기를 치료하라!

-콜레스테롤 수치에 신경 쓰지 마라.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지방산이다?

-무좀은 혈액 순환이 원인이다?

-면역력을 높여 주는 체조 ‘백조의 호수’

<내 몸을 살리는 면역의 힘>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면역학자인 저자가 쓴 칼럼 중 50꼭지를 뽑은 것이다.

 

'아보 도오루'의 건강 관련 칼럼은 일본인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그중 현대인들의 가장 만성적이며 가장 많은 질환이나 병과 관련된 것을 뽑았다.

 

아울러 현대인들이 가장 맹신하는 그릇된 정보나 약물 폐해 등을 우선하여 간추렸다고 한다(오른쪽 박스).

 

책의 극히 일부분, 대략의 내용들이다. 이 정도의 목차에 '글쎄 그럴까?' 갸웃거려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건강 상식들과 그 내용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혈류, 알레르기, 암 등 현대인들의 가장 민감한 건강 문제들을 7장으로 구성하여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흘려버리고 말기에는 너무 우리의 현실과 중요하게 밀착된 문제들이었다. 또 최근 몇 년 사이 제약회사들의 이윤만을 추구한 약물의 폐해를 알려주는 책들이 많이 출판된 이유를 쉽게 수긍할 만한 것들이었다.

 

건강하지 못한 사람의 본능은 건강 정보나 치료약을 찾는데 건강한 사람보다 훨씬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한다. 이것은 어떻게든 살아가려는 필요성에 의해 끊임없이 진화해 온 생명의 법칙일 것이다. 이 책 역시 건강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끊임없이 찾는 현대인들에게 건강하기 위한 본능의 눈에 의해 선택되어질 것을 책을 먼저 접한 사람으로서 바라보고 싶다.

덧붙이는 글 | <내 몸을 살리는 면역의 힘>은 '아보 도오루'가 썼으며 오니키 유타카의 일부 치료법을 인용. 부광 출판사에서 2007년 11월 20일에 출간한 신간으로 값은 1만 3천원이다

2007.12.14 21:47ⓒ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내 몸을 살리는 면역의 힘>은 '아보 도오루'가 썼으며 오니키 유타카의 일부 치료법을 인용. 부광 출판사에서 2007년 11월 20일에 출간한 신간으로 값은 1만 3천원이다

내 몸을 살리는 면역의 힘

아보 도오루 외 지음, 이진원 옮김,
부광, 2007


#면역 #아보 도오루 #약물남용 #건강 정보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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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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