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어모둠회 한상
맛객
일본은 선어를 즐긴다. 우리는 활어를 즐긴다. 간혹 선어로 즐기는 것도 있다. 대표적 생선으로 병어, 전어, 준치, 밴댕이 등이다. 이 네 가지는 한국식 선어라고 불러도 좋겠다. 5~6월에 병어를 깻잎에 올려서 고추와 마늘 막장과 함께 싸서 먹는 맛이란. 절로 소주잔을 들게 한다.
준치는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다. 뼈가 많아 썩어도 형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생겨난 말인 듯하다. 그만큼 뼈가 많은 생선이지만 새콤매콤 회무침으로 만들어 밥 한공기와 비비는 맛이란. 국수를 비벼도 별미다. 전어야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가을의 대표주다. 밴댕이 역시 입안에서 고소하게 살살 녹는 맛이 좋아 주당의 안주로서 제격이다.
각자 나름대로 한 맛을 갖추고 있는 4총사가 한 자리에 모인다면 주당으로서 쾌재를 부를 만하지 않은가? 그렇다고 가격이 센것도 아니다. 중(中) 2만원, 대(大) 2만5천원이다. 이만하면 대중 참치집의 1인분 가격밖에 되지 않는다. 이만하면 실속 있는 안주라 할 만하다.
이것들은 인천에서 밴댕이 명가로 소문난 '금산식당'에 가면 맛볼 수 있다. 인천 남구 학익2동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연안부두에 있는 금산식당의 학익분점인 셈이다. 금산식당은 인천지역에 몇 군데 있는데 모두 같은 가족이 운영한다고 한다. 그러니 본점이나 분점 간에 맛의 차이는 별반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금산식당은 밴댕이회무침으로 인천을 대표하는 식당이다. 그 명성만큼이나 손맛도 좋아 오랫동안 인천시민의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고 한다. 인천의 맛있는 집, 향토음식 지정업소이기도 하다. 맛객이 금산식당을 찾아간 날은 점심시간을 훨씬 넘긴 시각이었다.
이곳을 안내한 동행인은 자신 있게 소개한다고 말하니 그 맛이 기대되기 시작한다. 먼저 모둠회부터 주문했다. 밑반찬이 깔리는데 간장게장이 시선을 끈다. 맛이 좋아 사람들이 꼭 리필해 먹는 음식 중 하나라고 주인이 설명한다. 또 게장을 구입해 포장해가기도 한다니 그 맛을 아니 볼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