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지천지혜를 주는 샘
정기상
산사의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물은 찾는 이의 갈증을 해소해주고 정신을 쇄락하게 해주고 있었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누구라도 환영하고 있었다. 단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찾아오지 않는다고 조바심을 치지도 않으며, 원망하지도 않는다.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 대로 따뜻한 가슴으로 대해주고 있는 것이다.
용지천. 지혜를 주는 샘물이란 뜻이다. 이 물을 마시게 되면 슬기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샘이다. 얼마나 좋은가? 사람은 물을 마시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음식을 먹지 않고는 보름 이상을 버틸 수 있지만 물을 마시지 않고는 열흘을 넘기기 어렵다고 한다. 그만큼 물은 생명 유지에 중요한 요소다.
옹달샘에서 나오는 물은 육체적인 작용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줄 수 있다는 물이라고 하니, 얼마나 아름다운가? 밥만 먹고 살아갈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고 싶은 것이 사람이 아닌가? 목을 적셔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삶을 슬기롭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고 하니, 이 얼마나 좋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