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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떡집에는 썰어놓은 가래떡이 먹음직스럽게 놓여있다. 마침 일요일(16일)이라 가족들이 모두 있었다. 점심으로 떡국을 끓여먹으면 좋을 것 같았다. 찬바람이 불 때는 뭐니뭐니해도 뜨끈한 국물이 있는 것이 최고인 것이다. 떡 만두국은 추운 날씨에 얼었던 마음까지도 따뜻하게 녹여줄 수 있을것 같았다. 썰어놓은 가래떡과 김치만두, 떡볶이 떡을 합쳐 모두 1만1000원이란다.
돈을 주려하니 1000원짜리가 한장도 없었다. 난 빈말로 "10000원만 받으시면 안 돼요?"했다. 의외로 주인은 "그러세요"하더니 맛을 보라면서 약식도 두덩어리나 넣어주면서 "맛있게 잡수세요"한다. 나도 생각지도 않던 일이라 잘먹겠다는 인사를 했다.
이사 와서 떡을 살 일이 있으면 꼭 그집을 가곤했다. 고추가루도 그집에서 빻았다. 하여 주인은 내가 그옆을 지나가면 눈인사를 하곤했었다. 이젠 그 떡집이 단골집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것이 재래시장의 인심이고 재미인 듯했다.
떡집을 나와 사태를 조금 사려고 정육점으로 향했다. 그러다 문득 얼마전에 사놓은 전복이 생각났다. '그래 오늘은 고기떡국보다 전복떡국을 끓여보자'하곤 집으로 향했다. 일주일 동안 쌓였던 피로를 풀어주는데는 보양식품이라는 전복이 큰 도움이 될 것같았다. 또 전복을 넣고 끓이면 색다른 맛이 날 것 같았다. 나도 궁금해졌다. 과연 어떤 맛이 날까?
재료준비: 전복4개, 떡 400g, 떡만두 20개, 파, 국간장, 소금, 후추
우선 전복을 껍질에서 떼어내고 깨끗이 씻는다. 깨끗이 씻은 전복은 물과 함께 끓인다. 육수가 끓는 동안 계란흰자와 노른자를 따로따로 구분해서 얇게 부쳐낸다. 그리곤 채를 썰어 고명 준비를 해놓는다. 떡도 물에 잠깐 담가놓은 후 씻어서 체에 바쳐 물기를 뺀다. 떡국은 끓여서 바로 먹어야 맛있으니 먹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있을 때 끓이는 것이 좋다.
육수가 충분히 끓으면 전복을 건져낸다. 꺼낸 전복을 식히고 물기가 빠진 떡을 넣고 떡국을 끓여준다. 떡을 넣고 한소끔 끓인 다음 만두를 넣고 좀 더 끓인다. 만두는 터질 수 있으니 휘젓지 않는 것이 좋다. '뽀글 뽀글' 맛있는 소리와 함께 전복육수로 만든 떡만두국이 끓는다.
끓는 떡만두국에 파를 넣고 마지막으로 한번 더 끓여준다. 그러는 사이 식은 전복을 잘게 썰어서 고명을 만들어 준다.
잘 끓은 떡만두국을 그릇에 담고 고명으로 만든 계란 흰자와 노른자, 전복을 올려놓는다. 김이 모락 모락 나는 떡만두국을 먹는 소리가 '후르륵 후르륵' 들려온다. 시장했는지 먹는동안 아무 소리들도 하지 않는다. 더 먹기좋게 떡만두국을 끓인 큰 냄비를 식탁 옆에 갖다 놓았다. 전복은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이 충분히 들어 있어 특히 간기능회복에 좋은 식품이다. 그래서인가 정신없이 먹는 가족들의 모습에서는 어느새 생기가 엿보이는 듯했다.
2007.12.16 17:21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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