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소가 왜 특정종교 시설이죠?"

일부 투표소, 교회를 활용... 네티즌,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글 쇄도

등록 2007.12.16 21:51수정 2007.12.16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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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선거관리위원회가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의 일부 투표소를 교회로 활용하려고 하자 네티즌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의 일부 투표소를 교회로 활용하려고 하자 네티즌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윤성효

선거관리위원회가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의 일부 투표소를 교회로 활용하려고 하자 네티즌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윤성효

 

"이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종교적 신념에 의해 교회에 들어가기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사람은 투표하지 말라는 건가요. 국가가 국민의 참정권을 제한해서는 안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나도 한마디)가 뜨겁다. 12․19 대통령 선거 투표소가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은 특정한 투표소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6일 하루에만 수십 개의 관련 글들이 올라와 있다.

 

네티즌들이 문제 삼고 있는 투표소는 종교시설이다. 특히 교회다. 각 시군선거관리위원회가 동사무소와 읍․면․동선거관리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투표소를 결정했는데, 종교시설이 상당수 들어 있고 그 중에서는 교회가 많다.

 

경남 마산시의 경우 총 108곳 가운데, 종교시설에 마련된 투표소는 모두 11곳. 기독교의 교회가 9곳으로 가장 많고, 천주교의 성당과 불교의 유치원은  각 1곳이다. 불교도 1곳으로 분류되었지만, 그곳은 불교 시설이라기보다 사찰이 운영하는 유치원으로 교육시설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교회 가기 싫은 사람은 어떻게 투표하라고?"

 

네티즌들은 중앙선관위에 올린 글을 통해 갖가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한 후보가 종교 편향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속에, 네티즌들은 투표소와 연관 지어 설명하기도 한다. 한 네티즌은 "종교적 신념에 의해 교회에 들어가기도 싫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요?"라고 묻기도 했다.

 

다른 네티즌은 "공정성이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하는 투표를, 그것도 대통령 선거투표를 어떻게 특정종교를 상징하고 특정 종교인만을 위한 곳에서 할 수가 있다는 말인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학교도 많이 있을 텐데요"라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교회를 투표소로 결정한 것은 특정 후보를 도와주기 위한 의도 아니냐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장난하냐"며 특정 후보 도와주려는 것 아니냐고 따지기도 했다.

 

"어이없다"고 표현한 한 네티즌은 "교회 싫어한다. 그 교회 어디 있는 지도 모른다. 참고로 교회 싫어하는 국민 많다. 투표하려고 가기 싫은 교회 찾겠냐. 모 후보는 무신 종교 장로라고 하더라. 결국 교회 다니는 사람들 모 후보 생각 없이 찍어주겠구만"이라고 주장하기도.

 

다른 네티즌은 "교회에 투표소를 설치했다고 꼭 잘못된 건은 아닐지 모르나 이미 후보자의 특정 종교얘기가 심심찮게 문제가 제기되고 있었던 사한인 만큼 신중을 기해서야했고 교회라는 특성상 교인이 아니라 꺼려서 투표를 하지 않는 유권자가 있을 수 있으므로 선관위는 형평성에 어긋난 장소를 택한 것으로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차라리 특정 정당 당사에 투표소 설치하든지?"

 

또 차라리 특정 정당의 당사에 투표소를 설치하라고 하는 네티즌도 있다.

 

한 네티즌은 "교회 교인들은 대부분 투표에 참여 할 것이고 교회에 거부감이 있는 분은 아예 가지도 않을 거구요. 지금 유력한 대통령 후보는 교회와 관련이 있구요"라고 주장했다.

 

다른 네티즌은 "선거는 지역․종교를 떠나 공정하게 치루어져야 합니다. 특정 종교와 관련된 시설에서 선거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 교회에서도 무조건 그 사람 찍으라고 설교한다는데. 차라리 학교 운동장에 천막을 치고 하세요"라고 설명.

 

또 다른 네티즌은 "특정 종교인 후보에게 득이 되는 교회 투표소는 명백히 선거법 위반입니다. … 만약 절이나 시내 사찰 포교당에서 투표를 한다면 과연 기독교인들이 좋아할까요?"라고 밝혔다.

 

선관위 "규정에 어긋난 것 아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경남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중앙선관위 지침에도 교회 등 종교시설에 투표소를 설치해도 가능하다고 했다"면서 "규정상에도 위반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투표소는 이용하기에 편리한 건물 1층에 있어야 한다. 지역에서 그런 곳을 찾다보니 드물다. 이전 선거 때도 종교시설에 투표소를 설치했는데 특별한 문제제기가 없었다. 종교적으로 믿음과 투표는 다르다"고 말했다.

 

마산선관위 관계자는 "이전에도 교회에 투표소를 설치한 적이 있었다. 이전까지 한 초등학교에 2개의 투표소를 설치하는 바람에 유권자들이 혼동을 일으킨다고 해서, 이번에 1개 투표소를 교회로 옮겼다"고 말했다.

2007.12.16 21:51ⓒ 2007 OhmyNews
#투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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