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순천만 갈대밭. 김연옥
갯벌, 갈대, 철새의 낙원이라는 순천만. 지난해 1월, 연안습지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람사협약에 등록되었다.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국제보호조인 흑두루미(천연기념물 제228호)를 비롯하여 검은머리갈매기, 혹부리오리, 민물도요 등이 그곳에서 겨울을 나거나 서식하고 있다.
우리는 순천만을 깨끗하고 건강하게 지켜 주는 갈대밭의 자연정화 역할에 대해 자연생태관 직원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갈대밭 탐방로를 향했다. 순천만 갈대 군락은 40만 평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한다. 갈대밭 사이사이로 기다란 나무다리를 놓아 생태학습 체험장으로서 순천만을 가슴으로 느껴볼 수 있게 해 두었다.
나는 끝없이 펼쳐지는 갈대밭 속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알 수 없는 포근함을 느꼈다. 처음으로 걸어 보는 고요한 갈대밭. 겨울철이라 그런지 갈대들의 때깔이 화려하지 않고 수더분하다. 저 멀리서 새들이 무리를 지으며 날아오더니 한순간 우리들 머리 위로 지나갔다.
그 새들의 이름은 무엇일까. 마치 하늘 끝까지 날아가는 듯한 새들을 올려다보며 '조화(調和)'를 이룬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절로 감탄이 나왔다. 삶의 기본마저 점점 흐트러져 가는 것 같은 우리 사회의 슬픈 얼굴과는 퍽 대조적이라 새들이 지나간 빈 하늘을 한참 동안 쳐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