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나무 비유에 비친 '성장통'

<포도나무의 비밀> '징계'와 '가지치기'로 찾아가는 포도나무의 비밀 3가지

등록 2007.12.17 17:39수정 2007.12.1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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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나무의 비밀> 겉그림
<포도나무의 비밀>겉그림디모데

성장통. 세상에 이처럼 아픈 게 또 있을까요. 하지만 그토록 아픈 성장통 없이 성장한다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것이 성장을 알리는 신호라면 말입니다.

아파서 더 소중하고 뚜렷한 흔적 때문에 더욱더 진한 애정을 갖게 하는 성장통, 여기 <포도나무의 비밀>에도 그토록 쓰라리고 아름다운 성장통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쉿! 비밀은 언제나 소중한 법, 부디 입은 조용히 모아들이고 귀를 여세요.


성경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신약성경을 이루는 한 부분인 요한복음에 포도나무 비유가 있습니다. <포도나무의 비밀>은 바로 요한복음에 나오는 포도나무 비유를 들어 우리 삶을 비춰 본 책이죠.

비밀이라고 하니 벌써부터 신비롭겠지만, 우리 삶을 비춰보았다니 은근히 귀를 솔깃하게 하는 유익하고도 재밌을 법한 책입니다.

슬슬 궁금해질 때가 되었을지 모르겠는데요, 포도나무에 얽힌 비밀이란 무엇인지를 지금부터 여러분과 함께 찾아보렵니다. 아 참, 포도나무 비유가 들어 있는 요한복음 15장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내가 참 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농부라 무릇 내게 있어 과실을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이를 제해 버리시고 무릇 과실을 맺는 가지는 더 과실을 맺게 하려하여 이를 깨끗케 하시느니라” -요한복음 15장 1,2절

포도나무의 비밀을 찾아가는 길, 지도가 필요하다


브루스 윌킨슨은 요한복음 15장 1,2절을 통해 ‘징계’와 ‘가지치기’라는 두 가지 이야기 주제를 내놓습니다. 이 두 가지는 우리가 포도나무 비밀 3가지를 발견하는데 필요한 지도라 보면 되죠. 요 15:1에 보면 “과실을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제해버리시고”라는 말이 나옵니다. 여기서 ‘제해 버리시고’를 우리는 흔히 ‘없앤다, 끊어버린다’와 같은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저자는 ‘제해버리다’라는 말로 해석된 ‘아이로’(airo)를 차근차근 살펴보라고 충고해요. '제해버리다'라고 알고 있는 말과 전혀 달라 보이는 뜻이 ‘아이로’(airo)에 담겨 있으니, 포도나무에 담긴 비밀을 공개한다는 저자로서는 당연히 이 말을 독자에게 이해시키고 싶을 겁니다. ‘아이로’(airo)라, 그게 뭘까요?


저자는 어느 목회자 수련회에서 우연히 만난 한 농부를 통해 ‘제해 버리다’로 번역된 ‘아이로’(airo)-신약성경은 원래 옛 그리스어로 기록되었는데,  ‘아이로’(airo)는 ‘제해버리다’로 번역된 옛 그리스어 원어이다-가 지닌 의미를 아주 구체적으로 깨닫게 됩니다. ‘아이로’(airo)는 ‘들어올리다, 집어 올리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를 지닌 말을 ‘제해버리다’라는 말과 연결 짓기는 상당히 어렵죠. 이 문제로 고민하던 저자는 포도나무를 재배하는 한 농부에게서 뜻밖에 귀중한 조언을 듣게 됩니다.

그 농부는 탁자를 사이에 두고 브루스 윌킨슨과 마주 앉아 포도나무 비유에 담긴 의미를 나름대로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농부가 하는 말에 따르면, 포도나무 비유가 말하는 ‘징계’는 사실 징계라기보다는 오히려 세심한 배려였습니다. ‘징계’가 세심한 배려라니, 이건 또 무슨 말일까요?

포도나무 가지는 자랄수록 자기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밑으로 쳐져 급기야 땅을 기며 퍼지게 됩니다. 이런 상황을 가만히 놔두면 포도나무 가지에서 나올 잎도 흙을 뒤집어쓰게 될 뿐 아니라 땅을 흡족히 적시는 비 역시 땅과 맞닿은 포도나무 가지와 잎을 썩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열매는? 물론, 그런 환경에서 제대로 된 열매를 보기는 어렵겠죠.

그 농부에게서 이와 같은 설명을 듣던 저자는 뭔가 이상하다고 여기며 그 농부에게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시나요? 잘라 버리나요?” 그러자, 농부는 정색을 하며 차근차근 ‘징계’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아니오‘라고 소리쳤다. 그리고 “가지는 던져 버리기에는 너무 귀해요. 우리는 물이 든 양동이를 가지고 포도밭을 돌아다니며 그런 가지들을 찾아요. 그리고 들어올려서 씻어주지요”라고 말했다. 그는 검게 그을린 거친 손으로 내게 어떻게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그런 다음 울타리 주위에 매주거나 그 위에 묶어주지요. 그러면 곧 무성하게 잘 자라요.” (<포도나무의 비밀>, 55-56쪽)

땅바닥과 맞닿은 채 흙을 헤집고 다니는 가지들을 일부러(!) ‘들어올려’ 씻어주고 높은 곳에 매달아주는 모습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우리는 지금 ‘징계’를 상상하고 있습니다. 어떤가요, 새롭지 않은가요?

그렇습니다, 열매 없는 가지로 전락하고 말 가지들을 ‘제해버린다’는 말은 진짜 버린다는 말이 아니라 땅을 기는 못된 습관을 고쳐주어 열매를 맺도록 하기 위한 의도적인 간섭이요 사랑입니다. 다시 말하건대, 우리는 지금 포도나무 비유에 나타난 ‘징계’가 무엇인지를 듣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지치기’는 무슨 의미일까요? 이 말은 ‘징계’보다 좀 더 짧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무성하게 자라는 습성을 지닌 가지와 잎을 적당히 조절하여 열매를 많이 맺도록 도와주는 게 바로 ‘가지치기’이죠. 가지와 잎이 너무 무성하면 안쪽에 있는 가지를 가려 풍성한 열매를 맺을 기회를 막게 되지만, 적당히 그 수를 조절해주면 남은 가지가 오히려 더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됩니다. 말하자면, ‘가지치기’는 근본적인 조치인 ‘징계’ 다음에 뒤따라오는 상황적 조치인 셈이다. 저자는 이를 이렇게 말합니다.

“징계가 죄에 관련된 것이라면 가지치기는 자아에 관계된 것이다.” (본문 105쪽)

죄? 뜬금없이 ‘죄’라는 말을 듣자니 조금 당황스러우시죠? 너무 당황할 일은 아닙니다. ‘징계’가 단순히 벌을 주는 의미가 아니라 성장을 방해하는 상황을 제거해주는 세심한 배려임을 생각할 때, 여기서 말하는 ‘죄’는 바로 스스로 성장을 방해하는 상황으로 들어가는 ‘못된 습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신학적 의미를 지닌 ‘죄’라는 말에 우리는 이렇게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지치기’는 왜 자아에 관한 말일까요? 그건 ‘가지치기’가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포도나무가 수시로 마주치게 될 문제들에 대처하는 훈련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성장할 조건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심히 관찰하고 조정해주지 못해 애초에 갖고 있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바로 ‘가지치기’입니다.

포도나무의 비밀, '징계'와 '가지치기'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징계’와 ‘가지치기’, 이쯤 듣고 나니 이제는 우리가 정작 듣고 싶던 포도나무 비밀 3가지를 들을 때가 되었습니다. '징계'와 '가지치기'는 포도나무 비밀 3가지 중 첫 번째와 두 번째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마지막 세 번째는? 마지막 세 번째가 어찌보면 제일 중요한데요, 그것은 바로 하나님과 함께 동행하는 삶입니다. 왜냐구요? 아무리 훌륭한 포도나무도 결국 농부 손에서 자라야 무사히(!) 잘 자라기 때문입니다.

가지는 나무를 떠날 수 없으며 나무는 농부 손길을 떠날 수 없습니다. 풍성한 열매를 맺는 나무 포도나무는 최종적으로 아니 처음부터 농부 손길을 떠날 수 없습니다, 이 점이 아주 중요하죠!

위와 같은 의미에서 포도나무의 비밀 3가지 중 세 번째 비밀이 사실 가장 중요합니다. 그럼 왜 이제까지 두 가지만 다루었을까요? 그것은 첫 두 가지 조건을 이해하지 못하면 농부 마음을 오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유라면 단지 그 뿐입니다. 혹시 그 농부가 누구냐고 또 묻고 싶은가요? 사실, 이제는 요한복음 15장 1,2절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조금은 돌아 온 느낌이 들어서 조금 맘이 상했다면, 이 말 한 마디를 더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포도나무 비밀 3가지를 듣고 나면, 여러분은 책 속에 담긴 비밀이 정말 이것뿐일까 궁금해 할 것입니다. 비밀이란 항상 더 많은 궁금증을 낳으니까요.

'포도나무의 비밀'이 또 있는지를 물으신다면, 저는… 저는, 이제부터는 책을 직접 펼쳐보시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뿐입니다. 왜냐하면 또 다른 비밀이 더 있다하더라도, 그건 양쪽 눈 모두 1.0 정도 되는 시력을 지닌 제 능력을 넘어서는 일임에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물론 많은 이들이 부디 더 깊은 비밀을 포도나무에서 찾으시기를.

"포도나무의 비밀 3가지"

1. 열매 맺지 못하는 삶이 계속된다면 하나님께서 징계하기 위해 당신의 삶에 개입하실 것이다.

2. 약간의 열래만을 맺는 생활을 하고 있다면 하나님께서 깨끗케 하기 위해 당신의 삶에 개입하실 것이다.

3. 생활 속에서 많은 열매를 거두고 있다면 하나님께서 그 분 안에 더 깊이 거하도록 당신을 초청하실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포도나무의 비밀> 브루스 윌킨슨, 데이빗 콥 지음. 마영례 옮김. 서울: 디모데, 2002.
[원서명] Secrets of the Vine (2001)


덧붙이는 글 <포도나무의 비밀> 브루스 윌킨슨, 데이빗 콥 지음. 마영례 옮김. 서울: 디모데, 2002.
[원서명] Secrets of the Vine (2001)

포도나무의 비밀

브루스 윌킨스. 데이빗 콥 지음, 마영례 옮김,
디모데, 2002


#포도나무의 비밀 #브루스 윌킨슨 & 데이빗 콥 #포도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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