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가 선거유세 마지막날인 18일 밤 서울 명동 유세에서 막판 표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남소연
정말일까?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는 기적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대역전을 호소했다. 18일 저녁 서울 명동에서 열린 정 후보의 마지막 유세는 기적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주장으로 가득했다.
마지막 유세의 분위기는 역시 다른 날과 달랐다. 현장 분위기만 따진다면 유세가 아닌 흡사 대선승리 축제 같았다. 폭죽이 터졌고 "정동영!"을 연호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평소보다 더욱 힘찼다. 인파는 1000명을 훌쩍 넘겼고, 강금실·손학규·정대철·한명숙, 정대철 등 공동선대위원장들도 출동했다.
이들 앞에 선 정동영 후보의 목소리눈 단호했고 확신에 차 있었다. 정 후보는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일 저녁 6시 투표소 출구 여론조사를 TV에서 발표했을 때, 나 정동영이 이겼다는 걸 상상해보라.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가 충격과 감동에 휩싸일 것이다. 거짓과 진실의 대결에서 진실이 승리하도록 해달라."
이렇게 정 후보가 역전을 이야기하는 건 주말 공개된 '이명박 강연 동영상' 때문이다. 동영상이 공개 후 밑바닥 민심이 바뀌고 있다는 게 정 후보 쪽의 주장이다. 그리고 이 때문에 정 후보는 "범여권이 후보단일화를 하면 확실히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후보는 마지막 유세에서도 후보단일화를 언급했다. 실제적 후보단일화는 성사되지 못했지만 "표로 단일화 시켜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정 후보는 문국현·이인제 후보를 향해 이전보다 강한 어조로 압박했다.
정 후보는 "문국현·이인제 후보를 찍는 표는 이명박 후보를 찍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명동 현장에 모인 1000여 지지자들은 박수와 함성으로 동의를 표했다.
그동안 정 후보는 후보단일화에 공을 들이며 상대를 자극할 수 있는 언행을 피해왔다. 그러나 후보단일화가 불가능해 지면서 그의 표현 수위는 조금씩 높아졌다. 최근에는 "흩어진 표는 사표"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선거 마지막 유세에서 '문국현·이인제 지지표=이명박 후보 지지'라고 못박은 것이다.
그러면서 정 후보는 '통합정부'를 주장했다. 정 후보는 "문국현·이인제 후보의 정책을 계승하겠다"며 "내가 당선되면 통합과 화해의 시대는 여는 통합의 정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17일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강연 동영상' 공개 이후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며 이회창 후보와도 공동 정부를 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유세에서도 정 후보는 "경륜과 능력이 있고 깨끗하게 살아온 사람들, 그리고 나를 찍던 안 찍던 능력 있는 선량한 분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새 아침을 열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 쪽은 이날까지 문 후보 측에 책임총리를 제안하며 후보단일화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 후보는 끝까지 독자 완주하겠다며 정 후보의 제안을 거부했다.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경제를 펼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신용불량자 구제 특별법을 만들어 270만 신용불량자와 450만 금융활동 소외자들에게 경제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그들이 제2의 경제활동을 하고 새로운 인생을 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유세의 끝, 정 후보는 다시 기적을 말했다.
"5년 전 2002년 대선에서 우리 국민들은 기적을 만들어 줬다. 그때도 마지막 유세는 명동이었다. 역사가 미래로 가느냐, 과거로 후퇴하느냐는 내일 결판난다. 다시 기적을 만들어 달라."
['정권교체' 문국현] 이명박·정동영 모두 극복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