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을 거쳐야 목적지를 갈 수 있었던 사람들은 다시 먼 길을 가야 하기 때문에 먹을거리가 흔하지 않던 시절 손쉽게 구할 수 있었던 것이 이곳 안흥 찐빵이었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이 이곳에서 만든 찐빵을 사서 먹게 되었나 보다.
요즈음에는 고랭지 채소를 심어 생계를 유지하는 농촌 지역에 농부들의 새참거리로 든든한 요깃거리가 되어 주기도 한단다.
찐빵의 전통적 제조 방식을 고수하면서 그 명맥을 그대로 유지해고 있는 안흥 찐빵의 본가라 자부하는 곳을 찾아갔다. 입구에서부터 허름해 보이는 것이 뭔가 본가다운 느낌이 와 닿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젊은 아가씨가 “어서 오세요”라며 반긴다. 잠시 뒤 젊은 청년이 나온다.
나는 언뜻 생각하기를 본가면 본가답게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 나오리라는 생각을 내심 가졌는데 상상했던 풍경이 아닌지라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어떻게 오셨나요?”라며 다시 묻는다. 잠시 뒤 젊은 청년이 나온다.
"아네…." 얼떨결에 나는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 했더니 “그렇게 하세요!”라며 청년이 대답한다.
마침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빵을 꺼내기 위해 찜통 뚜껑을 여는 것을 보고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찐빵을 보며 셔터를 눌렀다. 이제는 나에게 있어 이런 행동이 자연스러운 풍경이 되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라 말을 하고 안흥 찐빵에 대해서 취재를 해도 되냐고 묻자 청년이 조용히 말을 한다.
“그러시면 저쪽 좁은 길을 통해 들어가시면 빵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답니다. 취재를 해도 되냐고 물어보시고 사진도 찍고 하세요!.”
기사를 쓰기 위해 다니면서 나는 참 많은 사람들이 인정 많고 인심 좋고 친절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어디를 가든 안돼요! 라기 보다는 좀 더 알려주기 위해서 친절을 베푸는 것을 보면 참 살 맛나는 세상이다.
나는 청년이 알려준 대로 좁은 길을 따라 들어가 보니 5~6분이 옹기종기 모여 도저히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강원도 사투리로 대화를 나누며 빵을 만들고 있다.
“들어가도 되나요?”라며 말을 건네자 낯선 이방인의 출연으로 모두 조용해진다. “나는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가 참 좋네요!"라면서 서먹한 분위기를 바꾸며 "찐빵에 대해서 기사를 써볼까 하는데 가능할까요?" 하자, 그때서야 "아~네 어서 오세요" 한다. 찜통에 들어가기 전 숙성되기를 기다리는 많은 양의 빵을 보자 신기하기도 했다.
- 이곳에서 빵을 만들기 시작하신 건 언제부터인가요?
"이곳에서는 10년 정도 되었지만 다른 장소에서 30년을 넘게 어머니께서 빵을 만들었지요.
지금은 연로하셔서 제가 물려 받아 운영한답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도시에서 살다 돌아와 할머니의 대를 이어 며느리와 손자 손녀가 빵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 찐빵의 소로 쓰이는 많은 양의 팥을 보며 이 팥은 어떻게 구하나요?
"이 마을에서 팥을 심고 수확하면 구입을 해서 순수한 우리 팥으로 소를 만든답니다. 요즈음에는 웰빙 식품을 많이 찾기 때문에 단호박과 흑미, 옥수수 등을 넣어 만들기도 한답니다."
- 숙성과정은 어떤 방식으로 합니까?
"숙성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과 함께 옛날 방식으로 방바닥에 군불을 때서 만든 빵을 펼쳐 숙성시키기도 하지만 대량으로 만들어야 할 때는 기계로 숙성을 시킨답니다. 방바닥에 할 때는 방바닥의 온도가 찜질방 정도의 온도라야 합니다. 찐빵을 만드는 것은 대부분 수작업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인생사를 서로 토로하며 만들기 때문에 힘든 것은 잊어버린답니다."
- 이렇게 많이 만든 빵은 어떤 방식으로 판매하나요?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사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택배로 찾는 분들께 보내진답니다."
덧붙이는 말이 "10월에 2박 3일 동안 안흥 찐빵 축제가 있는데, 그 때는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하고, 고전 결혼식도 있으니 꼭 한번 찾아오세요"라며 정겨움을 표시한다.
찐빵 한 박스를 구입해서 돌아왔다. 아이들이 "찐빵이 참 맛있네요"라며 흡족해 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
2008.01.03 15:33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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