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창조한국당 공동대표가 2일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2008년 시무식에서 정범구 최고위원 및 당원들과 함께 총선승리를 다짐하며 떡을 자르고 있다.
황방열
창조한국당이 대선과 그 이후 과정에서 내홍을 겪으면서, 문국현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2일 시무식에 당의 핵심 인사들인 김영춘 의원, 김헌태 정무특보, 김갑수 선거대책위 대변인이 모습을 보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들은 대선 이후 문 대표에게 "이제부터는 기업운영이나 시민단체와는 달리 공당으로서의 운영을 해야 한다"고 요구한 뒤 업무를 중단한 상태다.
창조한국당이 대선을 위해 급조된 정당이었지만, 지금부터는 측근 몇 사람에 의존해서 운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김영춘 의원은 지난해 12월 23일 당의 집행위원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예상 초과한 대선자금 사용문제로 갈등 불거져양쪽 관계가 어그러진 것은 대선자금 사용문제였다. 애초 문 후보와 그 측근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금액이 지출되자, 한 핵심 측근인사가 "너무 많은 돈이 지출되고 있는데, 선거자금이 다른 곳으로 간 게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문 후보쪽은 애초 선거비용으로 30억원 정도를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90억원 정도가 사용됐다.
문 후보가 이를 받아들여 일부는 실사를 하는 등 진상조사를 했으나,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자 김 의원 등은 문 후보에게 "이렇게 갈 수는 없다"면서 문제를 제기한 측근인사에 대한 징계와 사과를 요구했고, 이후 문 후보와 김 의원 등이 이에 대한 면담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당직자들의 동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선거비용 초과지출은) 선거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사안이었는데, 문 대표가 (그 사안에 대해) 제대로 중심을 못잡았다"면서 "힘들게 대선을 치렀는데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당 밖에서도 이 사건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정치 초년병인 문 대표의 당 운영 리더십을 보고 있는 것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의 한 관계자는 "문 대표가 비록 구멍가게(창조한국당)일망정 직접 운영해봐야 '머리 큰 사람(정치인)'들 데리고 정치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실감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의 한 핵심인사는 "최근 문 대표가 이들을 접촉하면서 상당히 문제가 풀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아무튼 이번 일을 계기로 문 대표도 본격적인 정당활동에 들어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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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기업 아닌 정당... 이렇겐 못 간다" 문국현, 대선 끝나자마자 '리더십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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