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기업 아닌 정당... 이렇겐 못 간다"
문국현, 대선 끝나자마자 '리더십 위기'

김영춘 등 창조한국당 핵심 인사들, '사당화' 해결 요구 업무 거부

등록 2008.01.04 01:05수정 2008.01.0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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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 창조한국당 공동대표가 2일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2008년 시무식에서 정범구 최고위원 및 당원들과 함께 총선승리를 다짐하며 떡을 자르고 있다. ⓒ 황방열



창조한국당이 대선과 그 이후 과정에서 내홍을 겪으면서, 문국현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2일 시무식에 당의 핵심 인사들인 김영춘 의원, 김헌태 정무특보, 김갑수 선거대책위 대변인이 모습을 보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들은 대선 이후 문 대표에게 "이제부터는 기업운영이나 시민단체와는 달리 공당으로서의 운영을 해야 한다"고 요구한 뒤 업무를 중단한 상태다.

창조한국당이 대선을 위해 급조된 정당이었지만, 지금부터는 측근 몇 사람에 의존해서 운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김영춘 의원은 지난해 12월 23일 당의 집행위원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예상 초과한 대선자금 사용문제로 갈등 불거져

양쪽 관계가 어그러진 것은 대선자금 사용문제였다. 애초 문 후보와 그 측근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금액이 지출되자, 한 핵심 측근인사가 "너무 많은 돈이 지출되고 있는데, 선거자금이 다른 곳으로 간 게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문 후보쪽은 애초 선거비용으로 30억원 정도를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90억원 정도가 사용됐다.

문 후보가 이를 받아들여 일부는 실사를 하는 등 진상조사를 했으나,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자 김 의원 등은 문 후보에게 "이렇게 갈 수는 없다"면서 문제를 제기한 측근인사에 대한 징계와 사과를 요구했고, 이후 문 후보와 김 의원 등이 이에 대한 면담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당직자들의 동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선거비용 초과지출은) 선거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사안이었는데, 문 대표가 (그 사안에 대해) 제대로 중심을 못잡았다"면서 "힘들게 대선을 치렀는데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당 밖에서도 이 사건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정치 초년병인 문 대표의 당 운영 리더십을 보고 있는 것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의 한 관계자는 "문 대표가 비록 구멍가게(창조한국당)일망정 직접 운영해봐야 '머리 큰 사람(정치인)'들 데리고 정치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실감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의 한 핵심인사는 "최근 문 대표가 이들을 접촉하면서 상당히 문제가 풀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아무튼 이번 일을 계기로 문 대표도 본격적인 정당활동에 들어간 셈이다.
#문국현 #김헌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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