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두부집예스런 분위기의 가게는 왠지 모를 정겨움이 묻어난다.
조찬현
할머니의 이름을 물으니 옛날 이름이라 안 예쁘다며 김정엽(67) 할머니라고 한다. 두부 만들기는 불 조절에 따라 10~20분 차이가 있으나 통상 50분이 소요된다. 콩을 갈아서 짜고 끓이고 하는 과정까지 하면 3시간 남짓, 이거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한 시간째 주걱으로 콩물을 끓이면서 젓고 있다.
“어깨 팔목 관절 다 걸렸어. 어깨가 많이 아푸제.”
집에서 명절 때면 두부를 해먹곤 했는데, 이따금씩 마을 어르신들에게 대접한 것이 소문이 나서 백야도가 개통된 후인 지난 2005년 5월부터 이곳에서 두부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 친정에서 명절이면 해 묵었어. 그래서 기본적인 것은 그때 배워서 알아. 백야도에 노인들이 많이 살아. 노인들 대접해 드린께 소문이 났어, 맛있다고~”
백야도 다리가 놓이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할머니가 만든 손두부를 한 번 먹어본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입소문이 나서 사방으로 퍼졌다. 처음 시작하던 해에는 콩을 구하려고 섬 지방을 다 돌아다녔다. 한 됫박씩 동냥하듯 콩을 거둬들여 장사를 시작했다. 이듬해부터 콩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난 국산 콩 떨어지면 절대 두부장사 안 해. 이제는 콩 농사도 짓고, 일부는 사들이고 그라제.”
할아버지는 화부다. 두부를 만들기 시작한 처음부터 화부로 취직했다고 한다. 화목을 구해오고, 불 때고, 간수로 사용할 바닷물 길어오고, 할아버지의 일도 만만치 않다.
“바닷물이 간수여. 바닷물 길어다 정수해서 사용해.”
“두부는 한 번 끓이면 한 판밖에 안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