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9일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이명박 당선자 초청 금융인 간담회'에서 우리은행 박해춘 사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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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1시 40분께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관 로비. 강정원 국민은행장을 비롯해 국내 주요 시중은행장과 증권·보험사 사장들이 속속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 밝은 표정들이었다.
오후 2시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도 도착했다. 밝게 웃으면서 기자들에게 인사를 건넨 이 당선인은 곧바로 은행회관 14층으로 향했다. 금융권 최고경영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다. 이처럼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금융인들을 만나는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산업은행 등 주요 국책은행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는 2시간 넘게 진행됐다. 14명의 금융 CEO들이 주로 이야기를 건넸으며, 이 당선인은 행사 시작과 마무리에 발언하는 정도였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도 "금융업계의 현황과 애로점을 주로 듣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명박 "서울시장 때 금융허브 하려고 했는데, 잘 안됐다"이명박 당선인은 모두 발언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금융산업이 발전해야 한다"면서 "새 정부에선 이를 위해 법을 바꿀 것은 바꾸는 등 금융 규제 자체를 없애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은행장 등도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주로 금융시장에서의 각종 규제를 풀어 금융회사들의 자율성을 높여달라고 요청했다. 또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 은행들이 서로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는 다짐도 이어졌다.
우선 이명박 당선인은 자신이 서울시장 재직시절 구상했던 금융허브를 꺼냈다. 이 당선인은 "서울을 동북아 금융허브로 만들어 보려고 했고, 정부와 대화를 가졌다"고 회고했다. 이어 "(금융허브를 위해) 규제를 많이 풀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정부와 서울시가 원만하게 대화를 이어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새 정부에선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환경을 만들 것"이라며 "바꿀 법이 있으면 바꾸고, 규제를 없앨 것이 있으면 없애겠다는 자세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정권이 바뀌지는 않았다"고 운을 뗀 뒤 "그렇다고 여러분이 말할 때 어떻게 될까 하면서 계산하면 오늘 모임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용기를 가지고 주저 없이 말해 달라"며 허심탄회한 간담회가 되도록 주문하기도 했다.
은행장들, "신불자 해결과 일자리 창출에 노력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