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BBK 관련 의혹 등을 수사할 정호영 특별검사 수사팀이 15일 오전 서울 역삼동 특검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남소연
'살아있는 권력'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을 겨냥한 특별검사 수사가 마침내 시작됐다.
이 당선인의 후보시절 의혹들의 진상을 규명할 정호영 특검은 15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신인터밸리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갖고 수사에 착수했다.
특검의 수사기간은 최장 40일인데, 날짜로 따지면 대통령취임식 이틀 전인 2월 23일까지 수사가 가능한 셈이다. 특검 수사 결과는 늦어도 2월 22일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에 대한 수사가 무혐의로 끝나면 취임식은 잔치 분위기 속에 치러지겠지만, 검찰 수사에서 나오지 않은 혐의가 새롭게 드러날 경우 이 당선인의 국정 운영에 재를 뿌리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11일 인터넷판에서 이와 관련해 "특검이 이 당선인의 혐의를 벗겨준다면 강력한 기반에서 임기를 시작하는데 유리하고, 중도좌파 야당에도 반격할 수 있다. (그러나) 특검 수사가 유죄 혐의로 결론나면 이 당선인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는 정치적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두 가지 경우의 수를 제시하기도 했다.
정 특검을 도울 특검보에는 판·검사와 변호사 출신이 골고루 포진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 부장검사 출신의 김학근(사법연수원 13기), 판사 출신의 문강배(16기,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ㆍ이상인(17기), 판ㆍ검사 경력이 없는 변호사 최철(17기)ㆍ이건행(17기)씨가 그들이다. 이들 중 김학근 특검보가 대언론 창구가 될 공보담당을 맡았다.
특검 수사는 ▲ BBK ▲ 도곡동땅과 다스 ▲ 상암동 DMC 특혜분양 ▲ 검찰의 피의자 편파·왜곡 수사 등 4가지 의혹에 대해 실시되는데, 정 특검은 15일 오후쯤 각 특검보에 수사대상을 배당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상암동 DMC 사건의 경우 수사기록 자체가 없는 만큼 곧바로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정 특검은 기자회견에서 이 당선인의 소환조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어떤 증거방법이든지 필요하면 모두 동원하겠다. 필요할 경우는 실시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 특검은 헌재 결정으로 무력화된 참고인 동행명령제에 대해서도 "형사소송법상의 증거보전 절차나 공판전 증인신문 절차 등을 활용하겠다. 어느 쪽이든 진실을 원하기 때문에 (참고인이) 소환에 불응하는 사태는 오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종웅 전 한나라당 의원이 이끄는 '민주연대21'은 이날 특검 사무실 앞에서 특검 수사의 조기 종결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새 정권이 출범하면 통상 6개월의 허니문 기간을 가짐으로써 새 정권의 성공적 출범의 기틀을 마련해주는 것이 세계적인 관례임에도 정권이 출범하기도 전에 수사가 이미 끝난 사건을 재수사한다는 것은 국민정서와 시대정신에 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검찰 수사로 더 이상 실체적 수사를 할 여지가 거의 없는데 무엇을 더 수사하려고 하는 지 수사계획을 밝히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