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태안 주민, 집회 중 분신... 2도 화상

집회 참석 전 이미 제초제 마셔... 서울 후송 예정

등록 2008.01.18 14:58수정 2008.02.0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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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18일 오후 5시 20분]

진태구 태안군수 "더이상 목숨 버려선 안 된다"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고이후 생계를 비관하며 태안군민들이 잇달아 음독자살과 분신이 이어지자 진태구 태안군수가 오후 4시 태안군청 브리핑 룸에서 긴급 담화문을 발표했다.

진태구 군수는 담화문을 통해 "이제 더 이상 목숨을 버리는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미 돌아가신 고귀한 희생만으로도 우리 군민들의 뜻이 세상에 알려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군민 여러분의 억울하고 분하고 답답한 마음이야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이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서로 사랑하며 격려해서 결집된 힘을 하나로 뭉쳐야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누구에게나 생명은 존귀하고 소중한 것으로 생명을 버리는 일은 보상을 추진하거나 사태를 수습하는 데 바람직스럽지 않다"며 "오늘 이후로 더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히 호소하며 군민 여러분 용기잃지 말고 힘내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진 군수는 "오늘 저녁 8시 30분 충남도 주관으로 천안에서 특별재난 지역으로 선포된  6개 시군의 단체장들이 모여 긴급 생계 지원금 300억원의 배분 결정을 할 예정"이라며 "오늘 회의를 통해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내서 배분 비율이 결정되면 즉시 군이 준비한 원칙에 따라 배분 하겠다"고 말했다.


또 "피해어민들의 방제비 120억원도 구정 이전에 주민들에게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받아 논 상태" 라며 "지역의 생계 곤란자를 위해 이틀 전부터 쌀을 나누어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 군수는 이어 "태안군에 기탁된 성금 77억원과 충남도에 기탁된 250억도 오늘 회의를 통해 지급 방법이 논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신 : 18일 오후 4시 5분]

분신한 지아무개씨는 횟집 주인... 사고 이후 생계 곤란

분신을 한 지씨는 태안읍 동문리 재래시장에서 '명화수산'이라는 횟집을 운영해왔으나 기름유출사고 이후 손님의 발길이 거의 끊겨 생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씨의 분신으로 흥분되고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집회를 마친 참석 주민들은 지씨의 안타까운 소식에 상기된 표정으로 일단의 귀가를 하고 있는 가운데 대책위는 긴급회의를 통해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한편 진태구 군수는 잇달은 주민들의 음독과 분신이 이어지자 오후 4시에 태안군청 기자실에서 긴급 담화문 발표를 통해 주민들에게 더 이상의 희생이 없도록 자제를 당부할 예정이다.

[1신 : 18일 오후 3시]

집회 도중 태안피해어민 분신 기도... 긴급후송됐으나 중태

18일 태안반도 기름유출 피해 주민 5000여명의 참석한 가운데 충남 태안군 태안읍 신터미널 근처에서 열린 '특별법 제정을 위한 대정부 촉구대회' 도중 태안읍 조석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지아무개(56·태안읍 인평리)씨가 분신을 기도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집회에서 대회장의 투쟁사, 대책위원장의 투쟁사에 이어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발언을 시작한 지 1분 정도 지났을 때 지씨는 심상정 의원 쪽으로 다가가 준비한 시너를 갑자기 온 몸에 뿌리고 분신을 기도했다.

분신을 하자 주위 사람들이 달라붙어 불을 끈 후 응급차를 이용해 태안의료원으로 긴급 후송했다. 의료원에 도착한 지씨는 입에서 농약냄새가 심하게 났다. 주위 사람들에 따르면 지씨가 집회에 오기 전에 이미 제초제를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지씨는 태안의료원에서 읍급 조치를 받은 뒤 충남 순천향대병원으로 후송됐으나 화상 정도가 심해 치료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응급조치를 했던 태안의료원의 한 관계자는 "지씨가 제초제를 먹어 현재 위 세척을 하고 있으며, 얼굴과 손 등에 2도 화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우리가 끝이면 너희들도 끝이다"

한편, 이날 집회에서 김진권 태안유류피해대책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서해기름유출 사고 특별법 제정을 통해 피해주민들에게 피해 손실액에 대하여 완전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검찰은 사고를 일으킨 회사와 선사에 대하여 중과실을 증면해 무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승국 부위원장은 성명서를 통해 "초유의 환경재앙을 일으키고 무참히 짓밟힌 참혹한 현실을 외면하는 천인 모도 할 삼성중공업은 각성하라"면서 "갑부기업 삼성의 꼭두각시가 되어버린 정부는 각성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비상대책위원장 선출 이후 태안 기름유출 사고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는 심상정 대표는 지지 연설을 통해 "민주노동당이 이번 사고의 원인과 책임자를 명백히 밝혀내고 주민들에게 충분한 배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할 것"이라며 "사고가 난 지도 한 달이나 넘었는데 삼성은 사과 한마디도 없고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고 삼성과 정부를 비판했다.

또 심 대표는 오는 21일 발표 예정인 검찰의 서해안 기름유출사고 조사결과가 삼성 봐주기식 면피 수사로 끝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집회에서는 삼성 예인선과 삼성 물건을 형상화한 물건을 망치로 때리는가 하면 어민들이 기른 바지락과 잡은 물고기, 어구 등을 트럭에 실어 삼성중공업에 전달하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태안 어민들은 집회장에 '우리가 끝이면 너희들도 끝이다'라는 대형 걸개그림이 내걸기도 했다.
#태안반도 기름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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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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