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샘을 살피고 있는 모습사람들이 용샘을 살피고 있다.
임재만
옛날, 금강의 넓은 물에서 자란 이무기가 승천을 하기 위해 전월산 정상 용천까지 굴을 파고 올라와 백년을 기도하면 옥황상제의 부름을 받고 승천하게 된다는 고려 초엽 이야기가 전해온다. 용천에 올라온 이무기는 승천하기까지 몸가짐을 깨끗이 하여 티끌 하나 없는 맑음이 있어야 하고, 용천 물 밖으로 나오면 안 되며, 승천할 때 아이를 밴 여자가 보면 안 된다는 옥황상제의 주문이 있었다.
승천하는 날이 임박한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 먹구름이 끼고 전월산이 온통 어둠에 휩싸였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들리더니 “이무기는 승천하라!”라는 옥황상제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하늘에서 물줄기가 내려와 그 물줄기를 타고 한참 승천하는데 갑자기 물줄기가 멈추고 땅으로 내려가는 것이었다.
이무기는 이상해서 하늘을 쳐다보니 하늘에서 노한 소리가 들려왔다고 한다. “천하에 바보 같은 녀석아 임신부를 조심하라고 했잖아! 건너마을 반곡에서 임신부가 너를 쳐다 보고 있지 않느냐!” 이무기는 소리를 듣는 순간 충격을 받고 이곳 용천으로 떨어져 버드나무가 되었다는 전설이다.
버드나무가 된 이무기는 반곡을 바라보며 원망이라도 하듯 무럭무럭 자랐고, 무성하게 자란 나무가 반곡을 바라보면 반곡 여인네들이 바람이 나고 양화리를 바라보면 양화리 마을이 부자가 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래서 반곡 청년들은 밤마다 몰래 버드나무를 베어내고 양화리 사람들은 이 버드나무를 베지 못하도록 감시를 했다고 한다.
다시 용샘을 지나서 조금 더 올라가자 바위가 우뚝 솟아 있는 정상이 보인다. 그곳에는 몇몇 사람들이 올라와 산 아래 풍경을 내려다 보며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정상에는 바위가 솟아 있는데 상여암이라는 바위다. 이들은 이곳에 서서 고향에 관한 정담을 나누고 있었다.
알고 보니 이곳에 고향 둔 사람들이었다. 상여암은 고려말 최영장군과 함께 탐라를 정벌한 임난수 고려충신이 이성계가 조선을 세우자 두 하늘을 섬길 수 없다며 관직을 버리고 이곳에서 만년을 보냈는데, 그가 항상 이 바위에 올라 북쪽 고려를 바라보며 나라를 걱정하였다는 바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