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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태안을 갔다왔다. 태안을 가면서 땅이 너무 가팔랐는데, 난 그걸 보고 꼭 이 땅이 태안주민들의 고통을 나타내는 것 같아 열심히 하고 싶었다.
도착하고 나서도 기름냄새 때문에 숨쉬기가 힘들었지만, 그래도 봉사 온 거 제대로 한번 해보자 생각하고 체력은 약하지만 있는 힘껏 바위에 숨어 있는 기름들을 닦아냈다.
자갈들을 쓱쓱 문질러주면서도 내가 예전에 갔던 바다의 투명한 자갈이 생각났는데, 이 자갈들도 기름 때문에 그 맑은 빛깔을 잃었다는 게 돌이라지만 불쌍하게 느껴졌다.
닦아도 닦아도 바닷물이 기름을 다시 가져오고…. 하지만 그 검은 바다가 하얗고 맑은 바다가 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태안주민의 고통을 같이 나누어서 느끼고 싶었고, 그 고통을 기름먹은 바위를 닦아주면서 느낀 것 같아 나도, 내 친구도 뿌듯하게 느낀 듯해 힘든 건 잘 느끼지 못했다.
방학이 되면 언제나 집안에서 생활하고 귀찮다고 밖에 나가지도 않았지만, 이번 5학년 2학기 겨울방학은 멋지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기 때문에 이 봉사를 불평하지 않고 하였다. 난 5학년이 제일 멋지게 보낸 학년이라고 생각하고, 그 마지막을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일로 채우고 싶었다.
20년 후, 30년 후 나의 자식들에게 이 감상문을 보여주며 또 나의 감상문을 보고 느낀 것을 감상문으로 써보라고 할 것이다. 그렇게 내 지금의 느낌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누군가 왜 힘들게 보상도 없는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하느냐고 물어본다면 난 이렇게 되묻고 싶다.
“난 봉사를 끝내고 느끼는 뿌듯함이 봉사에 따른 보상이라고 생각해요. 보상을 따지면서 봉사를 하는 것이 정말로 봉사라고 생각하나요?”
내가 미처 못보고 닦아주지 못했던 바위들을 봉사하러 온 다른 사람들이 봐주고 닦아주었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친구 진아와 함께 아빠를 따라 태안봉사활동에 다녀왔어요. 그 소감을 적어보았어요.
2008.01.26 17:50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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