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허 장승
이승철
장승은 우리나라 전통문화 중의 하나로서 특히 서민대중들의 삶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함께 했던 기층문화다. 그래서 장승에 얽힌 전설도 많은데 대표적인 전설은 기층문화가 아닌 왕실과 관련된 것으로 정조임금의 수원 화성 능행길을 지켰다는 서울 상도동 장승백이의 장승일 것이다.
또 하나는 조선시대 전설의 섹시이미지로 전해지는 옹녀의 단짝 변강쇠의 이야기다. 변강쇠가 장승을 불태웠다가 팔도장승들의 미움을 사서 지독한 병에 걸려 장승처럼 뻣뻣해져 죽는다는 판소리 가루지기타령이 그것이다. 이처럼 장승에 대한 이야기는 서민문화 특유의 체온이 느껴질 정도로 인간적이면서 익살스러운 면이 있다.
요즘은 우리전통문화인 장승을 어느 곳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관광지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모양이 유별나 금방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때문이다. 장승 특유의 빼어남으로 어느 지역이나 관광지를 찾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요즘 만들어 세워놓은 장승들의 표정을 보면 옛날의 그것들과는 아주 달라진 현상을 볼 수 있다. 무섭게 험상궂은 표정이 아니라 바라보면 웃음을 자아내는 밝고 해학적인 표정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달라진 장승문화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