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리투아니아엔 한꺼번에 청장년 도둑 세 명을 잡게 한 74세 할머니(릴리야 스베틀리츠나야)가 있어 화제다. 리투아니아 최대 일간지 <례투보스 리타스>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월 29일 항구도시 클라이페다에서 일어났다.
아파트에 혼자 사는 할머니는 이날 근처에 사는 친구를 데리고 보건소로 가려고 외투를 다 입고 현관문으로 향했다. 이때 문 밖에서 웅성대는 소리가 들렀다. 확인창으로 이를 내다보지 못한 채 열쇠를 돌리는 순간 건장한 남자 두 명이 집안으로 들이닥쳤다.
할머니를 방안으로 몰아넣고 침대에 눕히고 손을 묶었다. 소리치지 못하게 입까지 테이프로 봉했다. 할머니를 이불로 덮고, 가만히 있지 않으면 질식사를 시킬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서 도둑 두 명은 서랍, 장롱 등 집안 곳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이불 속에는 할머니는 정신을 잃지 않고 정황을 살폈다. 집안 복도에서 한 도둑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해 가져갈 물건이 많으니 와서 도와달라는 소리를 들었다.
얼마 후 할머니는 방안에 혼자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한 명은 부엌, 다른 한 명은 다른 방에 있다는 것을 확신하자 할머니는 손을 묶은 끈을 푸는 데 성공했다. 손안에는 여전히 현관문 열쇠가 있었다.
이에 할머니는 혼신의 힘을 다해 현관문으로 달려가 밖에서 안으로 문을 잠가버렸다. 한 도둑이 도망가는 할머니를 잡으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집안에 갇힌 도둑은 현관문을 부수려 했지만, 철제문이라 실패했다. 한편 6층 아파트라 창문으로 뛰어내릴 수도 없었다.
할머니는 옆집으로 가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도착할 무렵 전화 호출을 받은 도둑의 친구가 왔고, 이에 경찰은 단번에 도둑 세 명을 손쉽게 잡을 수 있었다. 두 번이나 심장발작으로 입원한 경험이 있는 할머니는 어디서 그런 힘을 얻었는지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할머니의 이날 행동은 호랑이에게 잡혀가도 정신을 차리면 살 길이 있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2008.02.01 08:31 | ⓒ 2008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