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1월 31일 오전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앞에서 태안 기름유출 사고에 대해 '무한 책임' 질 것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권우성
다시 '엑손 발데즈'를 거론하는 이유그동안 '엑손사 원유유출사고' 처리과정에 대해서는 여러차례 언급된 바 있지만 '가해자 보상원칙'외에 정작 중요한 보상범위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바 없다.
결론적으로 엑손 발데즈 사고는 자연재화의 가치인식과 관련하여 역사의 한 획을 긋는 교훈을 남겼다. 바로 피해 보상과 관련한 보상의 범위에 관한 것이다.
사고초기 보상의 범위는 어업권 손실 및 관광기회 상실로 국한됐다.
알래스카 주지사는 보상의 범위를 획정하기 위해 경제학자들에게 연구용역을 의뢰하였다. 미국 국민이 상실한 정서적, 심미적 가치의 상실분을 피해보상 범위에 포함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경제학자들은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해당지역의 회복을 위한 국민의 지불의사를 조사했다.
이렇게 해서 도출된 피해액은 초기의 피해보상에 포함됐던 어업권 및 관광권의 상실가치 보다 훨씬 큰 규모인 28억불로 추정됐다. 알래스카 정부는 이 금액을 피해보상의 범위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1994년 앵커리지 법원은 엑손으로 하여금 피해보상금 2억 8700만 달러, 벌금 40억 달러를 지급하도록 판결하였다. 엑손은 사고 후 3년 동안 기름제거 작업에 20억 달러, 주민 이주와 손해배상 등에 10억 달러, 그리고 벌금으로 1억 5천 달러를 지불하였다. 개별소송을 통해 해결하도록 명시한 개인적 피해에 대한 보상은 이들 금액에는 빠져 있다.
피해범위와 관련 비시장재화 가치평가법(Contingent Valuation Method: CVM)은 순전히 비이용가치만 포함된 것이다. 갯벌 혹은 산 등과 같은 자연재화의 가치는 이용에 따른 효용과 이용하지 않고도 얻을 수 있는 효용으로 구분된다. 이용가치는 관광경험 또는 채취 등과 같이 직접적인 이용으로부터 얻는 만족감을 의미한다. 하지만 소비자는 자연재화를 직접 이용하지 않고도 만족을 구할 수 있는데 이를 '비이용 가치'라고 한다.
비이용가치는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소비자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존재가치를 말한다. 장래의 이용가능성을 전제로 현재의 환경적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일종의 프리미엄식의 지불용의를 가질 수 있는 선택가치, 그리고 자연자원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지지하기 위해 지불용의가 있는 유산가치 등이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