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12),상민(10),상원(9) 형제가 동네 가게앞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재덕
아이들은 설날에 공중파에서 특선 만화를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서운해하지 않을까? 서울 돈암 초등학교에 다니는 상원(9)이는 "다른 곳에서 (만화를)많이 봐서 (특선 만화)없어도 아쉽지는 않다"고 했다. 상준, 상민, 상원형제는 만화를 주로 <EBS>나 케이블채널인 <투니버스><애니원>등에서 본다.
삼형제는 설날 특선 만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들은 <EBS>의 '몬스터트럭' <애니원>의 '데스노트'같은 만화들이 케이블에서 매주 방송된다고 했다. 케이블 만화 때문에 공중파의 특선만화뿐 아니라 공중파 만화가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방송 설날에 재미있게 본 방송을 물어봤더니 아이들은 오히려 '뉴하트', '엄마가 뿔났다' 같은 드라마가 재미있었다고 답했다.
경희 초등학교에 다니는 함효진(13), 함유진(11) 자매는 대뜸 "(만화에) 질렸어요"라고 말한다.
"(공중파방송국에서는) 너무 어린이 만화만 해요. 좀 레벨이 올라가야 해요. 케이블에서는 너무 재방송만 하잖아요. 그래서 이젠 만화 자체를 잘 안봐요."
유진이는 설날에 '설날 특집 무한도전'을 재밌게 봤다고 했다. 여기에 효진이가 덧붙인다.
"아! 그거 뭐였지? 어느 방송국인지 모르겠는데요. 까치팀, 떡국팀 또 한팀 해서 이렇게 3팀이 나왔는데요. 김새롬하고 김현철하고 나온 건데…. 그거 이름 까먹었어요. 찾아서 기사에 써주세요."
'무한도전'은 줄이고, 특선만화는 늘리는 건 어때?이번 설연휴 내내 방송3사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재탕,삼탕하기에 바빴다. 일례로 6일에는 MBC에서 무한도전 베스트 오브 베스트, 무릎팍도사 베스트, 설특집 무릎팍도사 VS 라디오스타를 방송하더니 7일에는 라디오스타 베스트, 8일에 또 다시 무한도전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방영하고 9일은 무한도전 스페셜, 황금어장 스페셜 그리고 무한도전을 방송했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노홍철, 하하씨의 얼굴을 설날 내내 지겹도록 봤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좀 줄이고, 그 시간에 특선만화를 부활시키는 것이 보다 다양한 시청자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이 특선만화를 싫어한다면 나같이 향수에 젖은 청년이나 어른들을 위해서라도 예전의 특선만화를 방영하는것은 어떨까? 아, 나는 무엇보다도 '머털도사', '머털도사와 108요괴' 그리고 '머털도사와 또매'를 설 연휴동안 쭈욱 보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이재덕 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생 7기 인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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