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아,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너 앞에서 무릎 꿇고 사죄한다.
송유미
성문은 옛부터 힘과 요새와 권력을 상징해 왔듯이, 숭례문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국민의 힘과 요새이며 비상을 상징하는 꿈의 상징물이다.
우리 선조들은 건축을 지을 때 백년대계가 아닌 천년을 내다 보고 짓는 지혜로운 분들이었다. 그냥 터만 본 것이 아니라, 주도면밀한 설계 등과 함께 종묘 대대로 내려온 풍수지리에 의해 궁궐과 성문을 지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문화재들이 가로 현판을 달고 있는데 반해, 숭례문 현판은 세로로 되어 있다. 숭례문이 세로로 된 현판을 달고 있는 이유는, 풍수지리에 의해서라고 한다. 숭례문의 숭(崇)자를 예서로 쓰면 불꽃이 타오르는 형상이요. 례(禮)는 오행설로 따져 '불(火)이 된다. 해서 불이 잘 타오르게 하기 위해 세로로 썼다는 이야기이다.
서울 풍수지리설에 의해 관악산은 화산(火山)이기에 그 불로부터 한양(서울)을 보호하기 위해, 불은 불을 막는다는 맞불을 붙인다는 뜻에서 숭례문 현판을 세로로 세웠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이 관악산의 화기를 풍수적으로 막기 위해 지금 숭례문과 서울역 사이에 남지(南池)를 파서, 풍수방화수를 저장해 놓았다고 한다. 만약 선조들의 이 풍수지리의 확고한 믿음을, 후대들이 종묘사직처럼 목숨걸고 이를 지켰다면 하는, 어리석은 아쉬움은 어쩔 수가 없다.
정말 방화일까? 이래도 저래도 초토화 된 숭례문에겐 그저 미안하고 송구할 뿐이다. 국민들 모두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가장 귀중한 우리나라의 보물 제1호는 숭례문이라고 외우며, 대한민국 태극기가 걸린 교실에서 조례 시간마다 '나라사랑 겨레 사랑'을 다짐하곤 했다.
그 '나라 사랑, 겨례 사랑'을 가슴에 손을 얹고 다짐한 우리 국민 중의 한 사람의 짓이라면, 정말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다. 대한민국 국보 1호의 숭례문의 원통한 화재 앞에, 온 국민들이 분통하고 분노하듯이, 국민 모두 숭례문 앞에서 무릎 꿇고 사죄를 구해야 할 판이다.
지금 국민들이 보이는 숭례문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이전부터 가지고 숭례문을 지켜줬어야 했다. 시시비비를 따져 책임 회피 하는 것도, 이제는 하늘을 향해 침을 뱉는 일과 같은 것이 아닌가.
3~4년 후면 거뜬히 숭례문이 복원될 수 있다는 소식이 있다. 새로 복원될 숭례문은 백년 아니 천년보다 더 긴 우리에 후대에 남을 국보 1호로 손색없도록 잘 지어야 할 것이다. 모든 국민들과 정부기관 등 모두가 반성하고 뉘우치는 마음으로 말이다.
까맣게 타버린 숭례문을 바라보는 종묘에 누워 계신 선조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정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저 미안하고 송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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