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받고 있는 신동표 어학원 학생들
<신동표어학원> 제공
- 유창한 생활 회화 실력과 국제 영어 업무 해결 능력이 일치하는 편입니까? 아니면 중요하게 차이가 있다면 어떤 지점에서 그럴까요?"당연히 상관관계가 높습니다. 문제는 국내에서는 영어로 의사소통 하는 기회와 장소가 제한돼 있어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체득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또 사춘기 이후에 영어를 배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모국어가 뇌에 고착되어 생활영어, 영화, 팝송, 업무 영어 등을 각개 전투를 하듯 별도로 노력해 공부해야 하는 것도 현실입니다.
그런데 생활영어 부분에서 자신감이 없고 기초가 없으면 업무 영어(Business English)를 잘 할 수 없습니다. 영어 능력이 업무 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문이나 연구 통계는 아는 바 없으나,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승진도 빠르고 연봉도 많이 받는다는 통계는 나와 있습니다.
스위스의 언어 경제학자가 2001년을 기준으로 조사한 내용을 보면 영어를 잘하는 남자가 그렇지 않은 남자에 비해 30.7%, 여성의 경우 21.6%의 연봉 차이를 보였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영어 기본이 돼 있으면 직장에서, 즉, 자신의 일을 하면서 필요한 영어 능력을 능히 키워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당 부분 자신이 노력해야 합니다."
- 말씀하신 것처럼 현장에서 일을 할 때도 지속적인 자기 공부가 뒤따라야 하고, 그것 없이는 아무리 기본적인 회화실력이나 영어 실력을 갖추었다고 해도 바로 현장에서 소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하면, 전문적으로 영어를 쓰며 일하는 사람들의 영어실력이 높을 때 국제경쟁력에 기여하는 바가 당연히 있겠지만, 과연 기본적인 회화실력이 국제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는지가 의문스러운데,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국가 재원과 개인의 시간, 기회 비용 등 따져볼 게 많은 문제입니다. 사실 평생 영어 안 해도 되고, 할 기회도 없는 분들이 많습니다. 세계 경제 포럼의 경우, ‘제도/기반시설/거시경제/보건과 초등교육/고등교육과 연수 프로그램/ 시장 효율/ 노동 시장 효율/금융 시장 발전도/기술 준비도/ 시장 규모/ 사업 발전 정도/ 기술 혁신’ 등 12개 항목을 기준으로 해서 국제 경쟁력을 평가하고 있으며, 특히 고등 교육 분야에서는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 능력과, OJT 즉 업무상 연수와 훈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구 통계학 부분에서는 식자율을 평가하지 영어 능력을 평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국가 경쟁력을 어떻게 정의하고 무엇을 포함시키느냐에 따라 답이 다르겠습니다. 정의를 떠나, 국민 대다수가 영어로 기본 회화가 가능하면 장기적으로 외국인들이 보기에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국가, 의사소통에 별 어려움이 없는 국가로 부각되면서 국력 신장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프랑소아 그랭(Francois Grin) 언어학자 얘기를 하자면,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영국의 경우 눈에 보이지 않은 이전 소득효과(hidden transfers)가 유럽 연합 내부에서만 연간 수십억 유로에 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영어 교육에 투자할 예산이 상대적으로 적고, 또 영어 교육으로 돈을 벌어들이기 때문입니다. 영어의 지배적 위치 때문에 이런 현상이 실제하고 있습니다. '영어=경쟁력'이란 도식은 지나치게 단순한 발상일 수 있으나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영국인이 중국어를 어느 정도 하기 위해 3년을 투자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기간에 법 공부를 하면 변호사가 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한다고 합니다. 기회비용을 따져 봐야 하고, 이런 면에서 국민 모두가 영어에 몰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문직 종사자들만큼은 영어를 잘 해야 할 것입니다."
- 공교육 현장에 영어전문교사를 채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영어 기술만 가르칠 수 있다고 교사가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또 형평성의 문제도 있습니다."
- 실제로 영어교육을 집행하신다면, 몇 세부터 공교육을 실시하시겠습니까? 그리고 그 이유가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개인의 경쟁력/ 국가의 경쟁력과 결부된 문제이기 때문에 빠를수록 좋습니다. 하지만 일상 환경은 영어를 쓸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인위적으로 너무 일찍 영어를 주입식으로 가르치면 한국어도 영어도 확실하지 않아 모국어가 없는 이상한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그 시기와 방법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되, 사춘기가 오기 전에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춘기가 지나면 발음도 발음이지만, 외국어를 스폰지가 물을 흡수하듯 흡수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 영어수업을 영어로만 진행하는 것에 대한 견해를 말씀해주십시오.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제대로 해야 합니다. 교사의 질이 관건입니다. 체력을 키워야 한다고 저보고 1년 뒤에 한강을 헤엄쳐서 건너라고 하면 제가 하겠습니까? 아니 할 수 있을지 저는 회의적입니다. 체력과 언어 능력은 다른 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다가 마치 성장기가 지난 사람에게 키 더 크라고 강요하는 형국이 될 수 있습니다."
- 영어 외 과목을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몰입교육)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그렇게까지 지금 할 수도,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온 국민이 영어를 어느 정도 잘하기를 바라는 것인가요. 높이뛰기의 높이를 어디에 정하고 누구에게 적용할 것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높이와 기준을 높게 잡고 그 목표를 실현하려면 많은 재정 지출과 정책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부시 대통령의 낙오학생 방지법은 교사와 학교의 책임을 묻고, 학생 평가를 강화하는 목표를 정해 추진했으며 부분적으로 실효를 거두고 있으나, 해야 할 일은 많고 중앙 정부에서 재정 지원은 안 해서 일부 학군을 중심으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원어민 교사, 석박사들을 많이 모셔오고, 제대로 평가하고, 잘 짜여진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제대로 할 여력이 있고 사회적 합의가 있다면 모르겠으나, 좀 느닷없다는 생각이 드는 게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 기존 영어 교사들의 언어연수나 유학 등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꼭 해외 연수하고 유학한다고 영어 잘하는 것 아닙니다. 지금 내 막내 아들 유학 보내느냐 마느냐의 차원이 아니고 중고등학교 영어 선생님 전체가 움직여야 하는 문제입니다. 절약하면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면서 떠오른 아이디어가 한 가지 있습니다.
미국 현지, 양질의 교육을 하는 유치원에서부터 12학년까지 학년 당 10개 학교를 선정해서 교실 수업만이라도 다 녹화를 해서 일선 학교 선생님들이 이를 보고 공부하게 하는 것입니다. 비용 효율 면에서 교육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이 수 만 명이 될 터인데 이들이 다 유학과 해외 연수를 한다면 그동안의 그들 자리는 누가 대신할 것이며 비용은 어떻게 조달합니까?
영어로 수업을 하라고 하지만 영어로 수업을 들어봤습니까? 이렇게 해서 살아 있는 동영상 강의를 보고 듣고, 연구하고, 처음엔 모방도 하면서 수업 준비하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 늦기 전에 영어 수업은 영어로 해야 합니다. 그러나 입력(Input)하는 것 없이 출력(output)을 재촉할 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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