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통외통위는 13일 상임위 회의장을 옮겨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상정 통과시켰다. 한미FTA에 반대하는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회의장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호
숭례문이 불꽃으로 무너져내린 뒤에도 대책 없는 개방, 남대문식 개방은 여전히 활개친다. 보라. 마음은 '콩밭'에 가있는 임기 말 국회의원들이 새삼 한미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밀어붙이겠다고 나섰다.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자가 한 목소리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빨리 처리하라고 다그친다. 심지어 <조선일보> 사설은 쇠고기 전면 수입까지 부르댄다. 노 대통령과 이 당선인의 결단이 필요하단다. 광우병 위험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는 현실은 모르쇠다.
숭례문도 열고 한국 쇠고기 시장도 열고'덜컥 개방'과 '방임' 두 가지로 간추려지는 '숭례문식 개방'의 특성은 그대로 한국 경제로 이어진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의 국회 비준을 추진함과 동시에 자본의 논리에 모든 것을 맡기려 한다. 이명박 당선자 스스로 '친기업 정부'를 당당히 선포했다. 말이 좋아 언죽번죽 '친기업'일 뿐, '친재벌' 정부다.
재벌 총수들에게 언제든 자신에게 전화를 걸라는 당선자의 눈웃음은 노동운동을 겨냥해 '법과 질서'를 부르대는 눈초리와 대조적이다.
덜컥 개방하고 모든 걸 자본의 논리에 맡기려는 당선자의 '용기'를 충실히 정당화해주는 몫은 삼성경제연구소다. '한국경제 고도성장은 가능한가' 제하의 보고서는 "소비와 투자를 적정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인수위가 목표로 제시한 6% 성장을 이룰 수 있단다. 대통령 당선자가 듣기에 얼마나 달콤한 말인가.
그렇다면 삼성경제연구소가 제안한 '소비와 투자 활성화 대책'은 무엇일까. 법인세 인하와 규제 완화란다.
절로 실소가 나온다. 결국 자본에 모든 걸 맡기라는 주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앞서 미국 굴지의 투자기관 골드만삭스도 규제 완화를 충고했다.